지구온난화, 더 이상 SF소설 속 재앙이 아니다
지구온난화, 더 이상 SF소설 속 재앙이 아니다
  • 정해인 기자
  • 승인 2019.10.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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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기 전 돌아와야

  중ㆍ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영화 <투모로우>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고위도는 전부 빙하로, 저위도는 고열로 바뀌어 인간이 생존할 수 없는 지구를 볼 수 있다. 이는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수온과 염분이 낮아지면서, 해류의 순환이 멈춰 열에너지 교환이 막힌 것이 원인이다. 하지만 영화 속 상황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도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찾아볼 수 있다.

 

  태풍의 계절은 가을?
  최근 한반도는 가을 태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태풍은 ‘열대 저기압’의 여러 이름 중 하나다. 열대 저기압은 수온이 약 27도 이상인 위도 5°~25°의 열대 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다. 저기압이 강한 비바람을 동반해 움직일 때 태풍이라고 부른다. 열대 저기압의 형성 에너지원은 수증기의 숨은열이다. 따라서 열대 저기압은 적도 부근 바다의 수온이 높아져 수증기의 온도가 증가하면 그 열을 에너지원으로 생성되는 것이다. 수증기의 숨은열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크고 강력한 태풍이 만들어진다. 이 수증기의 숨은열이 생성 에너지라면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기간은 당연히 적도 부근의 바다에 열이 많은 여름철이어야 한다.


  태풍의 계절은 가을!
  하지만 올해의 경우 태풍이 생성하는 주시기가 여름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지난달 6일에는 제13호 태풍 ‘링링’이, 20일에는 제17호 태풍 ‘타파’가 한국을 강타했다. 또 지난 2일 제18호 태풍 ‘미탁’이 휩쓸고 간 자리에 상처가 채 아물기 전에 슈퍼 태풍인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북상 소식이 들려 왔다. 하기비스는 일본에 상륙해 다행히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단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벌써 몇 해째 가을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 발생 횟수는 증가하고, 피해의 정도는 더 강해지고 있다.

지난 2일 한반도를 휩쓴 태풍 ‘미탁’의 피해 상황이다.
지난 2일 한반도를 휩쓴 태풍 ‘미탁’의 피해 상황이다.〈캡쳐/KBS뉴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태풍 미탁으로 인한 피해액은 2천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태풍으로 발생한 피해액 중 85%를 웃도는 549억 원이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원인이다. 콩레이는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가을 태풍이다. 2016년 10월에도 제18호 태풍 ‘차바’가 한반도에 2천 150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피해를 남겼다. 이는 그해 태풍 피해액의 95%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였다. 이렇듯 최근 5년간 한반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태풍들은 대부분 가을로 접어드는 9월과 10월에 발생했다.
  가을 태풍의 막대한 피해는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기록적인 피해를 입혀 큰 태풍이 발생할 때마다 비교대상이 되는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 △2007년 제11호 태풍 ‘나리’ △2010년 제7호 태풍 ‘곤파스’ 등도 모두 9월에 상륙한 가을 태풍이다.
  한반도에 가을 태풍은 늘 있었다. 9~10월은 가을로 접어 들어가며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지만 해수면의 온도는 여전히 높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일본 남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형성돼 태풍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로 직행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가을에 태풍이 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왜 가을 태풍이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걸까?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온난화로 인해 대기 온도가 높아지고 습기가 많아지면서 수증기의 숨은열도 증가해 더 크고 강한 태풍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기온상승으로 인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극지방의 해빙이다. 해빙으로 인한 문제는 다양하지만 크게 주목할 점은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에너지 불균형의 문제다. 극지방의 바다는 염분이 높고 수온이 낮아 상대적으로 무겁다. 이 주변 바다의 물이 심해로 하강해 저위로도 흘러가며 심층 순환을 한다. 이 과정에서 남북 간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한다. 하지만 극지방의 수온이 상승해 빙하가 녹으면 염분이 낮아지면서 심층 순환이 어려워진다. 이는 결국 위도 간의 에너지 불균형을 초래한다. 태풍은 위도 간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적도의 에너지가 해류의 순환을 통해 고위도로 충분히 전해지지 못한다면 긴급하게 이 에너지를 고위도로 보내는 태풍이 발생한다.
  두 번째는 태양 복사에너지 반사율 감소 문제다. 새하얀 빙하는 태양의 빛을 반사해 열에너지를 얻지 않게 차단해준다. 그러나 해빙으로 인해 반사판이 줄어드는 효과를 내고 반사하지 못한 만큼의 빛을 고스란히 열에너지로 얻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열이 올라 빙하가 녹았는데, 빙하가 녹아 다시 열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IPCC에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캡쳐/KBS뉴스〉


  이제는 멈춰야 할 온도 상승
  전 세계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모인 IPCC는 2015년 파리에서 지구 기온 2도 상승을 최대로 잡는 보고서를 채택한지 3년만인 2018년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도 이상 오르면 극한 기후 현상이 증가하고, 식물의 16%, 척추동물의 8%는 멸종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여름철 북극해 얼음이 모두 녹을 가능성도 10년에 한 번꼴이지만, 1.5도로 억제하면 100년에 한 번 정도로 낮아진다. 특히 2도 이상 상승 시 육지 면적의 약 13%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유형의 생태계로 바뀔 것으로 봤다. 이를 막으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 에너지 체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제 정말로 지구온난화의 진전을 막아야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우리를 위해서 움직일 때가 됐다. 일반 소시민인 우리가 크게 할 일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가용과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등의 작은 노력부터 우선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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