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일, 즐기는거 아냐?
[트렌드] 일, 즐기는거 아냐?
  •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응 상무이
  • 승인 2005.10.08 2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취미노동자 -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응 상무이사

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직장의 개념이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전통적인 직장개념이 약화되고 평생직업, 다양한 근로형태, 직업선택에 있어서 취미와 여가 중시 등 과거와는 전혀 다른 직장의 모습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서비스 경제의 확대와 취업난 가중 등 노동수요 측면에서의 변화와 더불어 공급의 축인 근로자의 선호변화, 디지털화로 인한 공간한계의 극복 등이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의 변화 속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취미노동자’의 등장이다. 취미노동자의 본래 의미는 경제적 여유의 바탕 위에서 직업을 생계의 수단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취미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근로자를 지칭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야기되는 취미노동자는 꼭 경제적 여유가 있어 직업에 취미를 병행하는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직업에 취미를 반영한다기보다는 근로자, 특히 젊은 근로자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환경의 디지털화 등 제반여건의 변화가 취미노동자의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프리카 미술품 전문부띠끄, 와인bar, 1950년대 만화대리점 등 개인의 취미를 반영한, 과거에는 생각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직업들을 주위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들이 이런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이런 취미노동자의 증가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까? 취미노동자와 비슷한 탄생배경을 가진 일본의 ‘프리터(freeter)족’을 보면 취미노동자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프리터(freeter)’란 Free와 Arbeiter의 합성어로 조직에 구속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일본의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말로, 젊은층의 노동에 대한 의식이 크게 변화하면서 나타났다는 점과 여가와 자유로운 활동을 선호하는 직업형태라는 측면에서 취미근로자와 유사하며, 일본에서는 1982년 50만 명에서 1997년 151만 명, 현재는 300만 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취미노동자의 증가를 두고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다 아니다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생계수단을 목적으로 하는 과거의 획일적 직업관에서 탈피해서 직업을 자신의 취미와 자아성취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취미노동자의 ‘용기’는 ‘삶의 질 향상’ 이라는, 어떻게 보면 인생의 지향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치의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영어에 hobby worker라는 표현이 나온다. 취미가 생계를 유지할 만한 돈벌이가 된다면 그야말로 최상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생계수단으로 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프로골퍼, 바둑기사, 사진작가, 음악가들이 그런 직업에 속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에 대해 늘 부러움을 갖는다. 물론 이런 사람들이 정말로 행복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리 좋아도 같은 일을 하루 종일, 일년 내내 해야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지루하고 답답할지도 모른다. 또한 이러한 취미생활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하나의 직업으로 만들기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억지로 하면 탈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가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 방면에 남들보다 나은 능력이나 재주가 있으니 조금의 노력만 더하면 충분히 직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쉬운 직업선택의 방법이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니트족(NEET 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이 되기보다는 무언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