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날을 기다리며
  • 김지향 기자
  • 승인 2005.10.0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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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사람이 깔려죽을 수도 있어?” 엄마와 함께 뉴스를 보던 한 어린 아이의 질문이다. 지난 3일, 상주에서 열리기로 했던 MBC 가요 콘서트 현장에서 11명이 압사하고 백 여명이 부상을 입은 큰 사고가 발생해, 개천절 저녁 뉴스는 온통 이것으로 난리통이였다. 사고가 난지 몇 일이 지난 지금에까지 고인들의 장례조차 치뤄지지 못하고, 어처구니 없이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더 이상 흘릴 눈물도 남지 않았다.

 물론 대규모 축제 행사에서 안전 인력을 제대로 배치하지 않은 국제 문화진흥협회도 잘못은 있다. 또한 상주시로부터 3일간의 행사 대행비로 1억원을 받아  MBC 측에만 1억 3천만원을 주기로 한 비상식적 계약도 물론 의혹을 산다. 또한 여러 개의 출입문 개방을 개방해야함에도 하나의 출입문만 개방한 MBC도 물론 책임이 있다. 공연 주관사인 국제 문화진흥협회 김 회장이 상주시장의 매제였다는 사실도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VIP나 시청직원 가족들을 다른 통로를 이용해 미리 입장시킨 점도 장시간 길에서 기다려야했던 시민들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날 함께 자리에 있었던 관람객에게 있다. 비록 콘서트를 보기위해 무려 10시간이나 노상에서 기다렸던 시민들이 문이 열리자 빨리 들어가고자 했던 급박한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바로 눈 앞에서 사람들이, 그것도 어린 아이와 약한 노인들이 넘어지고 그 위로 또 사람이 걸려 넘어지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그저 공연을 보겠다고 사람들을 밟고 들어간 순간의 욕심이 대형 참사로 이어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앞에 서있던 사람들이 넘어지는 순간, 조금 늦게 입장하더라도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함께 들어갔더라면 사망자는 커녕 부상자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고자, 또 즐거운 공연을 관람하고자 설레는 마음으로 그곳을 찾았을 11명의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앞서 거론한 어린 아이가 자라나 장차 성인이 되었을 때는 좀 더 여유있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회가 되어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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