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으로 선수와 관중을 연결해요
응원으로 선수와 관중을 연결해요
  • 신윤경 기자
  • 승인 2021.09.1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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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원단은 스포츠 경기장에서 선수들만큼 땀 흘리며 열정을 다한다. 16년간 선봉에서 응원단을 이끌며 선수에겐 힘을, 팬들에겐 희망을 주는 이가 있다. ‘믿음을 주는 응원을 하겠다’는 의미의 ‘창화 신(信)’으로 불리는 홍창화 응원단장이다. 한화이글스 야구단, 현대건설 배구단 등 여러 구단에서 활동하며 힘차고 신나는 응원으로 사랑받는 홍창화 응원단장을 만났다.

 

  Q. 경기장에서 응원단장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응원단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관중석 분위기를 띄우며 응원을 유도하는 거예요. 당연한 말이지만 경기 중 승패에 따라 분위기가 차이 나요. 경기가 이기고 있을 땐 좋지만, 경기 흐름이 나쁘면 분위기가 가라앉기 마련이거든요.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고, 좋은 분위기는 더욱 높게 띄우는 것이 응원단장의 임무죠.

  응원가도 응원단장이 직접 제작해요. 예전에는 혼자 만드는 일이 잦았지만, 요즘은 구단 및 이벤트 회사와 회의하며 제작하기도 해요. 이외에도 안무 동선을 맞추는 등 전체적인 조율을 담당해요.

  경기에 맞는 응원을 준비하기 위해서 경기 시작 4~5시간 전부터 회의를 진행해요. 경기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매번 진행해야 해요. 예를 들면 야구의 경우 경기가 1회부터 9회까지 있는데, 그중 응원과 이벤트를 진행할 시간대를 정해요. 특이사항이 있다면 치어리더 팀과 맞추기도 하죠. 더 나은 응원을 위해 경기가 끝난 후 당일 진행한 응원과 이벤트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아요.

 

  Q.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응원 문화가 발달한 편이에요. 그만큼 선수들이 응원을 통해 받는 힘이 엄청나요. 물론 그 정도는 선수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많은 힘을 얻는다고 하더라고요.

  팬분들이 경기를 보러 와 열심히 응원하는 건 선수를 격려하기 위함이 크겠지만 응원 자체의 즐거움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앞에 있는 응원단과 열심히 응원하면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워줄 뿐만 아니라 본인의 스트레스도 풀 수 있죠. 응원은 경기를 뛰는 선수에게도,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큰 힘을 준다고 생각해요.

  우리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중들께 “열심히 응원하면 역전할 수 있으니 선수들을 위해 함께해 주세요”라고 했는데 거짓말처럼 역전승을 이룰 때 가장 보람차요. 그럴 때마다 응원이 주는 힘을 느껴요. 연패의 늪에 빠지거나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다음에는 이기겠지’라는 마음으로 변함없이 함께해 주신 팬분들의 힘 덕분이죠. 응원의 힘을 보여주시는 팬분들께 항상 감사해요.

 

  Q.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응원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가장 큰 변화는 관중들의 공백이에요. 제가 맡은 야구단 한화이글스는 육성 응원이 유명해요. 선수들도, 팬들도 다 같이 응원하며 힘을 냈죠. 그러나 지금은 무관중 경기가 불가피해 경기장에서 함께 응원할 수 없어요. 예상치 못한 변수가 가져온 가장 큰 걸림돌이죠.

  육성 응원은 관중이 있더라도 안전상 불가능해요. 유도할 수 있는 응원은 박수가 전부예요. 다른 사람과 접촉할 수 없어 어깨동무 같은 동작도 못 해요. 자신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는 것으로 대체하죠. 응원의 경우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다 보니 아무래도 한계가 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러 이벤트를 시도하고 있어요. 랜선 응원부터 라이브 방송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팬 여러분들과 만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Q. 응원단장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대학교 입학 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학교 응원단 공연을 봤어요. 처음 본 공연이었음에도 ‘응원단에 들어가 볼까’라고 생각할 만큼 강하게 끌렸어요. 당시 응원단장님이 입고 있던 의상과 망토가 너무 멋있었거든요.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렸을뿐더러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니기에 크게 고민했지만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학교 응원단에 찾아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순간부터 응원단장의 꿈을 키웠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Q. 가라앉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응원단장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경기가 막바지에 다다랐는데 상대 팀과의 점수 차가 크면 분위기가 급속도로 안 좋아져요.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생각에 경기장을 나가는 관객분도 계세요. 그럴 때 하는 저만의 방법이 있어요. “스트레스 풀기 위해 오신 팬 여러분들, 승패에 상관없이 응원단과 신나게 경기를 즐깁시다!”라고 말해요. 응원 분위기를 끌어올려서 팬분들이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거죠.

 

  Q. 응원단장으로 활동하며 힘든 순간은 언제였나요?

  응원의 최종 목적이 우승이다 보니 우리 팀이 지고 있을 때 가장 힘들어요. 연패에 빠지거나 초반부터 상대편과 큰 점수 차로 벌어질 때 유독 지쳐요. 한번은 술에 취한 한 관중분이 “네가 응원을 안 해서 지고 있다”며 제게 화를 낸 적도 있어요. 그럴 때는 감정적으로 버겁기도 하죠.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어요. ‘나이가 들어 점프를 못 한다’, ‘예전보다 체력이 떨어져 보인다’와 같은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 운동을 많이 해요. 선수들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몸이 재산이고 생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응원단장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매우 중요해요. 체력 부족으로 생길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요.

 

  Q. 오랫동안 응원단장을 하며 기억에 남거나 재밌던 일이 있나요?

  2006년부터 햇수로 16년간 응원단장으로 활동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팬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응원단장 일을 막 시작했을 당시의 팬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의 1호, 2호 팬이라고 할 수 있죠. 분명 중학생이었던 친구들이 아기 엄마가 돼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비교적 약팀을 주로 맡아서 그런지 극한직업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제가 맡은 팀이 큰 점수 차이로 지고 있을 때 저도 모르게 불쌍한 표정을 지었나 봐요. 방송에 나온 제 모습이 ‘영원히 고통받는 홍창화’라는 말과 함께 인터넷에 돌아다니기도 했어요.

  한번은 인터뷰에서 “결혼은 한화이글스가 우승한 후에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인생의 중대사를 걸기에는 무리가 있는 거예요. 이후 인터뷰에 서 “한화이글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면 결혼하겠다”라고 정정했어요. 2018년, 한화이글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고 저는 작년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전 발언만 기억하더라고요. “공약 이후 한화이글스가 우승하지 못했는데 벌써 결혼한 것이냐”는 물음을 들을 때마다 난감했던 기억이 나요.

 

  Q. 응원단장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무엇인가요?

  저처럼 대학교 응원단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응원단장까지 한다면 그보다 큰 첫걸음이 또 없겠죠. 대학생 때 응원단 생활을 하면 타대학 응원단과의 교류까지 있으니 기회가 올 확률이 높아요. 저 같은 경우도 대학교 응원단을 통해 KT위즈 김주일 응원단장, 두산베어스 한재권 응원단장을 만났어요.

  물론 꼭 대학교 응원단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교내에 응원단이 없을 수도 있고요. 현재 활동하는 응원단장 중 대학교 응원단 출신이 아닌 분들도 많아요. 경기장에서 캐릭터 탈을 쓰거나 음악을 트는 일부터 시작해서 응원단장으로 데뷔한 분도 계세요. 그만큼 경로는 다양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응원단을 보며 꿈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학교 다니며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대학생 시절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무작정 응원단에 들어갔지만, 그때의 제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하세요. 대학생활이 후에 추억으로 남도록 무엇이든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어요.

  슬픈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오듯, 포기하지 않고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저도 그렇게 버티고 있거든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다른 응원단장들에 비해 약팀을 많이 맡고 있어요. 4팀 중 3팀이 꼴등을 하던 시절도 있었어요. 그러나 그에 반해 좋은 시절도 많았어요. 힘든 시기를 버티고 노력하면 좋은 시기도 분명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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