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호에 부쳐
창간기념호에 부쳐
  • 김지향 기자
  • 승인 2005.12.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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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호에 부쳐
2046년,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아침을 알리는 신문 배달이 없어진다. 더 이상 종이 신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유물이 된 것이다. 덕성여대 교정 안에도 신문 가판대가 사라진다. 대신 벽마다 걸려있는 전광판에 실시간 교내․외 속보가 수시로 올라온다. 전철을 탈 때에도 홍채 인식을 해야하고,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전자 신문을 읽고 있다. 이제는 일간지의 개념도 사라졌다. 그야말로 초간지의 시대가 온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덕성여대 신문사 기자들 또한 재빠른 업데이트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취재를 마치는 대로 현장에서 바로 기사를 전송한다. 이는 사이버 시대로 돌변한 미래의 모습을 그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본 장면을 상상해본 미래의 모습이다. 2005년 현재는 어떤가. 이미 인터넷 뉴스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인터넷 전문 온라인 신문사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일간지들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물론 서울 지역에 한해 저녁 가판대에 올라오는 신문들이 있기는 하지만, 익일 아침에 발행되는 신문으로서는 저녁에 일어난 주요한 사건을 신속하게 독자에게 전달할 수 없는 치명적 맹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빨리 취재를 하였다 하더라도 다음 날 아침 지면에 오른 그 소식은 이미 뉴스로서의 가치를 잃고 지난 일이 되는 셈이다. 그렇기에 2주에 한번 발행되는 본지의 사정으로써는 독자들의 발빠른 요구에 함께 맞추어 나가기 어려운 처지이기도 하다. 이렇듯 인터넷 신문의 활성화와 더불어 한켠에서는 머지 않아 영화처럼 종이 신문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래서일까. 아침에 친절하게 집으로 배달된 신문을 꼼꼼이 읽는 대학생들이 기자를 포함하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그들이 정치․사회․문화를 비롯한 세상사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아무래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소위 e-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층에게는 클릭 한번이면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접근성 때문에 인터넷 기사를 빠르게 읽는다. 그래서 어쩌면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꿰뚫고 있으나, 복잡한 이야기는 건너뛰기 일쑤다. 이제 젊은 층에게 신문은 논술 준비 때문에 읽히는 그저 하나의 참고서로의 역할만을 한다고 생각하니, 비록 아마추어지만 대학 신문사에 몸담은 기자로서 씁쓸한 마음이 먼저 든다. 때때로 본지 가판대에 배포해 놓은 신문들이 몇일이 지나도록 그대로 쌓여있는 모습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이번 창간기념 특집호를 준비하면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본지를 ‘발행될 때마다 챙겨본다’고 답한 학우가 8.5%에 그쳤다는 사실은 이러한 씁쓸한 기분을 이내 곧 위기감으로 이어지게 한다. 종이 신문의 가장 큰 의미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록’으로 남긴다는 중대한 임무에 있다. 이를 잊지 않고 그 한계를 극복하여 독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할 필요가 있다. 본지도 창간 41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빠져있던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좀 더 사랑받는 신문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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