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서랍을 채워 나가며
마음속 서랍을 채워 나가며
  • 전유진 편집장
  • 승인 2022.05.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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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운 말일 수 있으나 나는 지난 20년간 소속감이라는 감정을 모르고 살았다. 덕성에 입학하고 캠퍼스에 발을 수십 번 디딜 때도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흔히 느낀다는 애교심 한번 느껴 본 적 없다. 내가 다니는 학교, 내가 사는 세상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다. 좁디좁은 내 시야에 보이는 것만이 중요하다 여겼고, 당연한 일이었다.

  누군가는 그런 내가 어쩌다 학보사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냐며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신문사 기자란 그 누구보다 학교 일에 관심을 갖고 많은 이와 소통해야 하기에 당연한 물음이다. 여느 스무 살이 다 그러하듯, 이 년 전의 나는 무지했으며 쓸데없이 용감했다. 단순히 내 이름 석 자 앞에 신문사 기자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멋있을 것 같아 시작한 일이다. 눈에 보이는 멋짐 하나에 꽂혀 별다른 고민과 사전 조사 없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면접 당시 5학기 동안 다른 대내외 활동이나 아르바이트 병행이 힘들 수 있고, 휴학이나 중도 사임이 어렵다는 말에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괜찮다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그 시간이 얼마나 긴 줄도 모르고 말이다. 스무 살의 나는 그 정도로 무모했다.

  그리고 그 무모함 덕에 지금 스물여섯 번째 활자를 적어 내려가고 있다.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되고, 모든 이야기를 듣는 귀가 되고,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입이 되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덕성과 소통하며 애교심이 생겼고, 신문사 구성원들과 밤을 새워 가며 몇 번의 신문을 발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애사심이 생겼다. 신문사는 텅 비었던 내 마음의 서랍을 하나둘 채워 줬고, 세상을 넓게 보는 능력을 키워 줬다. 이 모든 게 처음 느끼는 것들이었기에 그 크기는 배로 작용했다.

  하루를 정신없이 살아갈 때는 시간이 느린 줄로만 알았는데 그 매일을 모아 보니 어느덧 퇴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록 신문사 기자로서의 나는 오늘부로 막을 내리지만, 덕우로서의 대학생활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도 신문사와 학교를 위해 쏟았던 노력과 열정을 잊지 않으려 한다.

  재작년의 나와 비슷한 학우들도 언젠가는 덕성에 애정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애교심은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 될 때 더욱 커지고, 이를 위해서는 서로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신문사 기자들은 학우들의 목소리가 학교에 잘 닿을 수 있도록 밤낮으로 노력한다. 다리 역할을 온전히 해내기 위해서는 학우 한 명 한 명의 참여가 소중하다.

  5학기간 스물여섯 번의 발행을 함께해 준 신문사 구성원, 도움을 주신 모든 학내 구성원께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신문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린다. 덕우들이 덕성여대의 주인으로 남을 수 있도록, 덕성의 역사를 오래 기록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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