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쓰레기, 충돌위험 분석해 해결해야
우주쓰레기, 충돌위험 분석해 해결해야
  • 김해동 경상국립대학교 항공우주및소프트웨어공학부 교수
  • 승인 2023.09.18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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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화하려는 노력과 안전한 인공위성 폐기 필요해

  우주쓰레기는 1950년대에 등장해 1970년대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우주쓰레기의 현황과 제거를 위한 주요 기술을 알아보자.

 

  우주쓰레기 등장 배경과
  학계 주목의 필요성

  우주쓰레기는 1957년 10월 구소련에서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Artificial Satellite)을 쏘아 올리면서 생겨났다. 인류의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는 지구 주위를 돌면서 뉴턴이 설명했던 물체의 궤도운동 원리를 최초로 증명했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지구 주위를 우주쓰레기 상태로 선회하다가 지구 중력과 대기저항력 등 궤도운동을 방해하는 힘에 의해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했고 높은 마찰열로 불타 소멸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인공위성을 발사했고 현재는 초등학생이 작은 큐브위성을 만들고 저개발 국가들까지 우주로 위성을 발사하면서 지구 주위의 우주 공간은 과거 1960~70년대에 비해 복잡해졌다. 이런 위성들이 임무 종료 후 고장으로 버려지면서 서로 자연적인 충돌이 생겨 우주쓰레기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1978년, 미국 NASA 연구원이었던 돈 케슬러는 우주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져 언젠가 △우주쓰레기와 위성 △위성과 위성 간 충돌로 위성을 발사하거나 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이런 상황을 ‘케슬러 신드롬’이라 하고, 이를 모티브로 해 만든 세계 최초의 우주쓰레기 영화가 ‘그래비티’다.

  한편, 2007년 중국이 지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자국이 버린 위성 펭윤-1C를 파괴했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우주쓰레기가 발생했다. 2009년에는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이리듐 위성 66개 중 1개가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해 살펴본 결과, 우주에 떠돌고 있던 러시아의 코스모스 위성과 충돌해 산산조각 났음을 확인했다. 이 사건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인 위성이 위성 상태로 버려져 있던 우주쓰레기와 직접 충돌한 사상 최초의 우주 교통사고로 기록됐다.

  전 세계 위성 운영기관들은 충돌위험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이후 본격적으로 우주쓰레기와의 충돌위험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우주쓰레기를 연구하기 시작해 2013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쓰레기 충돌위험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인 ‘카리스마’를 개발했고, 지금까지도 우주쓰레기 능동제거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구를 뒤덮은 약 1억 개의 우주쓰레기 출처/서울신문
지구를 뒤덮은 약 1억 개의 우주쓰레기<출처/서울신문>

 

  우주쓰레기 현황과
  최근 추세

  우주쓰레기는 인류가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한 이래 계속 증가해왔다. 현재 지름이 10cm 이상인 우주쓰레기가 약 3만 4천 여 개가 넘고 △지름 1cm 이상 100만 개 △1mm 이상은 1억 3천만 개가 넘는다.

  2020년 이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Starlink 위성 5천 개 이상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Starlink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터넷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약 4만 개의 위성을 향후 5년 이내에 발사할 계획이다. 이는 과거 인류가 발사한 위성 개수의 총합보다 더 많다. 즉, 앞으로 지구 주위 우주 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고, 우주쓰레기와 충돌할 가능성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국제우주정거장 밖으로 빠져나온 쓰레기가 우주 공간에 버려지는 모습 캡처/나노렉스
국제우주정거장 밖으로 빠져나온 쓰레기가 우주 공간에 버려지는 모습 <캡처/나노렉스>

 

  우주쓰레기를 능동으로
  제거하는 주요 기술

  우주쓰레기를 직접 붙잡아 없애는 방법을 ‘능동제거 기술(Active Debris Removal, ADR)’이라고 한다. 이때 제거할 쓰레기는 버려진 위성일 수도 있고 조각난 우주쓰레기일 수도 있다. 제거할 상대 위성이 여전히 스스로 자세를 제어하고 있거나 임의의 축 방향으로 회전하는 속도가 매우 느려 붙잡기 편한 상태라면 ‘협조적 우주 물체(Cooperative)’라고 하고, 반대인 경우는 ‘비협조적 우주물체(Non-Cooperative)’ 라고 한다.

  협조적 우주물체를 포획해 제거하는 방법은 우주쓰레기를 직접 붙잡는 것으로 로봇팔이나 보조 엔진을 이용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쓰레기가 비협조적인 상태라면 미세중력인 우주 공간에서 상대 물체를 붙잡았을 때 청소 위성도 함께 회전하거나 우주쓰레기를 붙잡기 위한 로봇팔이 파손될 수 있어 비접촉 상태에서 제거해야 한다. 대표적인 기술이 그물을 던지거나 △이온엔진 △플라즈마 이온 가스를 이용해 궤도를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우주쓰레기를 둘러싼
  쟁점은?

  우주쓰레기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과거에 위성을 많이 발사해 우주쓰레기를 만들어낸 국가가 치우지 않는 우주쓰레기를 다른 누군가가 왜 치워야 하는지, 우주쓰레기를 규제하는 엄격한 국제 규정은 언제 만들어지냐는 것이다.

  우주쓰레기 문제는 과거에 위성을 누가 만들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미래 우주개발을 위해 위성을 발사한 모든 국가가 책임지고 우주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국제우주쓰레기조정위원회(IADC)나 UN이 우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기준을 제정하고, △미국 △프랑스 △일본을 중심으로 우주개발 선진국들이 자체적인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해 이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매년 UN 총회에서는 우주쓰레기 문제를 포함한 우주 환경 문제가 지구환경 문제만큼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며 지구 주위 우주 공간에서의 ‘우주교통관리(Space Traffic Management)’의 필요성이 점차 관심을 얻고 관련 연구들이 시작되고 있다.

 

  해결 방안과
  앞으로의 계획

  우주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우주쓰레기와 인공위성의 충돌위험을 분석해 위험도가 크다고 판단될 경우, 인공위성의 추력을 이용해 충돌 회피 기동을 수행해야 한다. 충돌위험을 고려해 안전하게 운용한 후 임무가 끝나면 남은 연료를 이용해 폐기하기 위해 궤도를 벗어나는 기동을 수행한다. 지구로부터 고도가 약 2,000km 이하인 저궤도 위성은 더 낮은 고도로 이동하고, 고도가 약 36,000km에 있는 지구정지궤도 위성은 약 150~300km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킨다. 이처럼 안전하게 운용하고 나서 임무 종료 후 현재 궤도에서 이동시켜 폐기하는 것을 ‘임무 종료 후 폐기(Post Mission Disposal)’라고 부른다. 현재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자체 기준을 통해 발사한 위성의 90% 이상은 반드시 임무 종료 후 안전하게 현재 궤도에서 폐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두 번째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우주쓰레기를 붙잡아 폐기하는 것이다. 능동제거 기술의 여러 가지 형태는 앞서 기술했다. 그러나 지구 주위에 있는 모든 우주쓰레기를 직접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버려진 위성이나 로켓은 크지만, 서로 부딪혀 발생한 우주쓰레기는 크기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능동제거 기술을 적용해 제거해야 하는 순위는 첫째가 고장 난 위성이나 로켓이며 가까운 시일 내 부딪혀 발생하는 우주쓰레기, 발생 수가 많을 것 같은 우주 쓰레기가 그 다음이다. 미국 NASA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우주쓰레기를 최소 5개 이상 우주에서 직접 포획해 제거해야만 당장 위성을 발사하지 않는 조건에서 우주쓰레기 양이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유럽우주국(ESA)이 2025년 지구 최초로 우주 쓰레기 수거작업을 개시할 클리어 스페이스 캡처 ESA 사이트
유럽우주국(ESA)이 2025년 지구 최초로 우주 쓰레기 수거작업을 개시할 클리어 스페이스 캡처<ESA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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