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에서 꽃피운 무예로 위로를 전하다
검에서 꽃피운 무예로 위로를 전하다
  • 김령은 기자
  • 승인 2023.12.0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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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을 가지고 추는 무예인 검무는 본래 검이 가진 목적에서 벗어나 사람을 위로하고 한을 풀어주는 기능을 가진다. △교육 △공연 △공연 기획 등 검무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검무 단체 ‘SWORLD’의 대표이자 검무가인 소현을 만났다.

 

  Q. 검무가는 어떤 일을 하나요?

  검무는 말 그대로 무사가 사용하는 진검을 들고 추는 춤으로 전쟁에서 승리한 무사가 검을 들고 추던 춤에서 유래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의 황창랑이 검으로 백제왕을 척살한 것에서부터 유래했다고 보면 돼요. 검무는 △무당이 추는 검무 △궁중 무용에서 추는 검무 △무예 검무 등 종류가 다양한데 저는 그중에서도 무예를 바탕으로 한 무예 검무를 하고 있어요. 본래 검 자체는 살생의 성격을 띠지만 검무에서의 검은 사람을 위로해주고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도구로 성격이 변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저는 검무가로서 검무를 가르치는 일과 검무 공연을 주로 하고 있어요. 또한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구현 지원 사업이 있다면 후배 들과 검무를 소재로 한 공연을 기획하는 일도 해요. 상대적으로 검무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춤이다 보니 국가에서 공개적으로 시행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검무를 알리는 좋은 기회예요.

  이외에도 검무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얼굴과 몇 가지 단서로 음치를 찾아내는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8>에 출연했던 경험이에요. 섭외 제안을 받고 검무를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어요. 이외에도 검무가 필요하다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찾아가고 있어요.

 

  Q. 검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린 시절부터 다니던 검도장 관장님이 검무가로 활동하며 검무 공연팀을 운영하고 계셨어요. 당시 관장님께서 검도를 오래 배웠으니 공연팀에서 활동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주셔서 검무를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검도와 비슷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검무를 시작했는데 공연을 한 번 해보니 검도와는 다른 검무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검도는 무예이기 때문에 검을 이용해 상대를 공격하는 방법과 공격을 당했을 때 방어하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배운다면 검무는 검의 선을 살리는 방법에 대해 배워요. 검도에 춤 요소를 가미한 검무에 매력을 느껴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Q. 무림피아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무림피아는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무예 올림픽으로 △무예 태권도 △가라테 △검무 등 다양한 종목이 있어요. 검무를 종목으로 하는 대회가 흔하지 않아 평소 제 실력을 점검할 기회가 없었어요. 저의 검무 실력을 검증하고 싶었기에 참가를 결심했어요. 이 대회에는 2014년과 2017년에 참가해 감사하게도 두 번 모두 검무 부문에서 1위라는 좋은 기록을 남겼어요. 그중에서도 마지막으로 참가했던 2017년 무림피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상대 선수와 결선에서 동점이 나와 재심을 했는데 심사위원 세 분 중 두 분이 저에게 손을 들어 1위를 할 수 있었죠.

  Q. 활동하고 있는 단체 ‘SWORLD’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SWORLD’는 대중이 검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검무를 소재로 △교육 △체험 △공연 콘텐츠 제작을 진행하며 주로 교육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있어요. 지금은 관광과 체험 콘텐츠를 결합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은 검무반 일일 클래스의 확장형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어요. 검무를 배우러 오신 분들을 보면 대부분 자신이 검무하는 모습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검무복 △검무 작품 △검무 교육 △검무 영상 촬영을 묶음으로 판매하는 것을 기획하고 있는데 이것을 더 발전해나갈 생각이에요.

  이전에 이 콘텐츠를 광화문에서 시범으로 진행한 적이 있어요. 교육을 어디에서 진행하느냐에 따라 상품의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음에는 전통적인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는 전주에서 진행해 보고 싶어요.

 

  Q. 수준별 검무반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공연을 주로 하다 보니 수업을 많이 할 수 없어서 처음에는 검무를 배우고 싶다는 연락을 개인적으로 받아 수강 희망자에게만 개별 수업을 진행했어요. 하지만 갈수록 검무를 배우고 싶다는 연락을 해 주는 분들이 늘어났어요. 검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많이 없을 뿐더러 검을 실제로 접할 기회가 흔치 않기에 사실상 검무를 배우고 싶은 수강생들의 수요가 있더라도 충족하지 못하는 환경이에요. 검무를 배우고 싶은 수강생이 있다면 검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서 검무반을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 개설한 검무반은 일일 클래스인 ‘찍먹반’이에요. 찍먹반에서는 1시간 동안 30~40초 정도의 분량인 검무를 배워볼 수 있죠. 찍먹반 수강생 중 검무의 기본기부터 배우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기본반을 개설했고, 이후 기본반 수강생이 늘자 검무를 심층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심화반을 만들었어요. 찍먹반을 시작으로 수강생의 수요를 반영해 하나씩 새로운 반을 개설하다 보니 지금의 수준별 검무반을 운영하게 됐어요.

 

  Q. 1인 검무극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2021년에 ‘거기 누구’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최초 1인 검무극을 했어요. 검무극이란 무용수가 기승전결이 있는 하나의 이야기를 대사와 검무로 전개하는 극예술이에요. 보통 검무극은 여러 사람이 출연해 극을 이끌어가는데 1인 검무극은 저 혼자 모든 것을 해내야 했기에 고민이 많았죠. 처음에는 혼자 하는 공연이니 대사가 없는 무언극으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확실하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대사로 직접 전달하는 게 관객의 이해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해 60분 동안 독백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저는 1인 검무극뿐만 아니라 다른 검무 공연을 준비할 때도 극의 주인공이 검을 든 이유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검을 든 이유는 극의 주제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제가 했던 1인 검무극은 한 여자의 욕심으로 스승의 묘를 판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검으로 욕심을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죠. 검무극을 본 관객이 내면의 욕심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도를 전달하고자 노력했어요.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막연하지만 제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연수원 △공연장 △굿즈 가게 △숙박 시설 등이 모두 모여 있는 검무 마을을 만드는 거예요. 이곳에서 사람들은 검무를 배울 수 있는 동시에 공연도 볼 수 있고 검무와 관련된 굿즈도 살 수 있는 거죠.

 

  Q. 덕성여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분명 좋아서 시작한 일이 나중에는 싫다고 느끼게 된 경험을 겪어본 적 있을 거예요. 저한테는 검무가 그런 존재였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분야에서 원하던 성과를 얻게 되더라고요. 잘하고 있다고 자신을 믿고 다독이면서 묵묵히 나아가면 언젠가는 빛을 발하는 날이 분명 올 거예요.

  마지막으로 검무는 절대 어렵지 않은 분야예요. 매력이 많은 분야니까 관심 있게 바라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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