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한 걸음, 기사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전하다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한 걸음, 기사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전하다
  • 전서우별 기자
  • 승인 2024.04.08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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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널리즘은 사회가 더 나은 세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언론 매체를 통해 시사적인 정보와 소식을 대중에게 전달한다. 백래시가 만연한 사회 속에서 다양한 젠더 기사 및 콘텐츠를 선보이며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젠더 데스크’ 겸 여성 서사 아카이브 채널인 ‘플랫’의 팀장을 맡은 경향신문사 임아영 기자를 만났다.

 

  Q. 기자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기자를 꿈꾸진 않았어요. 저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글쓰기를 좋아해서 대학에 다닐 때는 방송국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언론사와 방송국 취업을 준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신문사에도 지원한 기억이 나요. 당시 꾸준히 챙겨보던 경향신문에 지원했는데 합격해서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어요. 제가 지향하는 가치를 펼칠 수 있는 신문사를 만나고 이곳에서 일하며 기자 생활을 잘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현재 맡고 계신 젠더 데스크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젠더 데스크는 성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검수하는 일을 맡아요. 우리나라 언론사 중에는 △한겨레 △경향신문 △부산일보가 젠더 데스크라는 직책을 두고 있어요. 예전보다 젠더 관련 이슈와 사회 변화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과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언론사도 독자들의 발 빠른 변화에 맞춰 젠더 데스크라는 직책을 만들어 젠더 관련 기사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Q.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은 어떤 일을 하나요?
  젠더 콘텐츠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의 기사를 여성의 관점으로 다시 해석해 재구성하는 창작물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 진출의 장벽이 높잖아요. 플랫은 기존 경향신문이 성 불평등 문제를 주제로 보도한 기사에서 여성의 차별에 더욱 초점을 맞춰 기사를 재발행하는 업무를 담당해요. 사회에서 성평등을 이루고자 만든 젠더 콘텐츠가 오히려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젠더 폭력 콘텐츠로 인식되는 일도 있어 이를 바로 잡기 위해 기사를 작성하고 있어요.

  저는 플랫의 팀장으로서 성역할을 고정하거나 성차별인  표현을 쓰지 않도록 기사를 검수해요. 또한 성폭력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언론이 선정적이고 무분별한 단어를 선택해 피해자가 2차 가해를 입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사진/고유미 기자>

 

 

  Q. 기사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어떻게 이겨내나요?
  제가 쓴 기사의 댓글 창을 보기 힘들 때도 있어요. 댓글을 확인하지 않거나 대응이 없으면 메일이 오는 경우도 빈번해요. 이런 부정적인 반응을 이겨낸다기보단 그냥 계속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일상을 보내오다 보니 익숙해지기도 했고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갈리거나 갈등이 중첩되는 상황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 기사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이어지더라도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에 따라 기사를 쓰려고 해요.

 

  Q. 기자님에게 기자라는 직업은 어떤 의미인가요?
  기사를 읽는 독자들이 꾸준히 기사 내용에 관해 이야기해줄 때 기자라는 직업에 뿌듯함을 느껴요. 하지만 기자는 업무 강도가 높아 힘들기도 하고 다른 직업에 비해 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는 편도 아니에요. 기자라는 직업이 마냥 멋있고 편한 일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가장 힘든 점은 제가 잘못된 기사나 틀린 사실을 작성했는지 의심하며 끊임없이 기사의 내용을 증명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보내야 한다는 거예요. 제 기사에서 서술한 근거와 논리가 허술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누군가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항상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요.


  Q. 현대사회 속에서 언론인이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요?
  현대사회에 들어서며 기자보다 더 재밌고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를 뛰어넘어 영상으로 쉽게 정보를 소비할 수 있는 세상이 왔어요. 하지만 기자와 같은 언론인은 많은 시간을 취재에 투자하며 여러 사람을 거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저널리즘의 영역이 점차 좁아질 수는 있으나 여전히 언론인만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부분이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자는 독자를 계속 주시하고 다가가는 것에 대해 끝없이 고민해야 해요. 독자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것이 우선순위지만 기자는 단순히 흥미 유발을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지향성을 가진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Q. 기자님이 연재하신 콘텐츠와 책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임아영 기자의 폭풍육아’라는 기획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사회 속 성 고정관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였는데 기획 기사를 작성하다 보니 어느 순간 여성들의 이야기가 공적으로 알려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잘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전파되기 위해서는 많은 발화가 오가며 쌓인 후 공론화되는 과정을 거쳐야 해요. 그래야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여성의 노동이나 경제력, 돌봄 문제와 같이 소외되는 여성의 이야기가 사적으로만 전해졌기 때문에 젠더 갈등이 계속해서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서로를 평등하게 바라보는 사회로 변모하려면 공적으로 성불평등에 관한 문제와 이야기가 끊임없이 발화될 수 있도록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해 <이런 줄도 모르고 엄마가 됐다>와 <아빠가 육아휴직을 결정했다>라는 책을 냈어요. 제 글이 성 고정관념 및 젠더 문제가 조금은 완화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어요.


  Q. 기자로서 희망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언론사가 항상 고민하는 문제는 새로운 독자를 발굴하는 법을 찾는 거예요. 뉴미디어의 확산으로 전통 미디어 속 언론사와 언론인이 독자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주했다는 건 사실이에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사를 읽을 미래 독자층을 계속 탐색하고 발굴하는 거예요. 그래서 플랫은 2030 여성을 주요 독자층으로 설정하고 있어요. 나아가 성별·연령대와 관계없이 독자층을 두텁게 만들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젠더 콘텐츠를 다양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장기적 목표로는 플랫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거예요. 비즈니스 모델이 단순히 언론사를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독하고 후원할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독자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게 제 목표예요.


  Q. 언론인을 꿈꾸는 덕성여자대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기사는 논문도, 보고서도, 에세이도 아니라 참 애매한 글이지만 매일 일어나는 일들을 유심히 관찰해 독자가 잘 읽을 수 있도록 작성하고 보여줘야 해요. 이전보다 언론의 가치가 존중받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한국 사회에서 언론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저널리즘은 시대가 변화해도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자를 꿈꾼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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