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돈만 아는 기업들, 이러다간 퇴장!
[기자석] 돈만 아는 기업들, 이러다간 퇴장!
  • 이효성 기자
  • 승인 2006.05.20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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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 낸지 어느덧 4년이 지나 6월이면 월드컵이 또다시 열린다. 바야흐로 애국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4천만이 한마음이 되어 응원했기에 더욱더 값진 결과를 가질 수 있었던 영광의 그때를 회상하며 올해에도 월드컵 4강 진출을 기원해본다.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월드컵 응원가와 국가대표 선수들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업들이 월드컵에 이토록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정경제부의 2002년 경제백서에 따르면 월드컵을 통한 기업이미지 제고의 마케팅의 효과는 14조 7600억원이라고 한다. 장사꾼 마음이란게 이 어마어마한 이익 창출을 놓칠 수 없을 테니 월드컵을 3개월 앞둔 지금 기업들은 아마 누구보다도 제일 분주할 것이다. 월드컵은 어느새 애국주의로 포장한 기업들의 축제로 전락해버렸다.
 그중에서 요즘 눈에 띄는 것은 이동통신사간의 응원가 경쟁이다. 지난 2002년 붉은악마는 SK텔레콤과 함께했다. 그런데 올해, 붉은악마가 KTF와 손을 잡자 SK텔레콤은 2002년 월드컵 가수로 맹활약했던 가수 윤도현을 앞세워 애국가의 록버전을 선보였다. 이에 질세라 붉은악마는 Reds go together를 선보이며 진짜 월드컵 응원가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KTF의 CF 끝자락은 붉은악마의 공식후원사임을 강조한다. 
 설상가상으로 한 의류브랜드는 붉은악마의 상표권을 대행하고 있는 ‘플라마’라는 업체와 응원복 독점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플라마’라는 업체는 2002년 붉은악마의 회장을 지낸바 있다. 순수 응원 단체였던 붉은악마는 기업과 함께 동업자가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는 지난 월드컵때 노점상 등지에서 단돈 2,3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던 Be the reds 티셔츠를 기억할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상관없이 저렴하게 사 입었던 티셔츠가 이제는 한 의류브랜드 제품이라는 것을 등에 업고 1만9천9백원이라는 가격으로 껑충 뛰었다. 기자는 지난 월드컵에 입었던 티셔츠를 그대로 입을지 아니면 공식 지정 응원복을 사야만할지 시쳇말로 ‘대략난감’할 뿐이다. 나라를 응원하는 내 마음이 자꾸 돈으로만 환산되어 기업들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 없다.
 물론 기업들이 앞서서 월드컵을 홍보하고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조시키고 월드컵에 대한 관심을 고무시키는 것에 대해선 찬성이다. 하지만 애국심을 빌미로 한몫 해보려는 기업들이 있다면 하루 빨리 자성하길 바란다. 또한 국민 모두 애국주의로 멋지게 포장된 상업논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월드컵이 범국민적인 분열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다가오는 월드컵을 준비하며 다시 한번 2002년 월드컵이 가져왔던 대한 민국 국민들의 순수한 그 열정이 퇴색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이효성 기자/ lhs0078@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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