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말걸기] 밥도 함께 먹어야 맛있죠
[그녀에게 말걸기] 밥도 함께 먹어야 맛있죠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6.05.22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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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린 씨(여성,빈민운동가, 여성 NPO '아낙과 사람들' 이사)

-최혜린(여성,빈민운동가, 여성 NPO 「아낙과 사람들」 이사)

 다른 사람에게 아무리 주어도 비워지지 않고 말랑한 사랑으로 마음 안이 채워지는 여성이 있다. 바로 여성 가장 자활단체인 「아낙과 사람들」에서 여성,빈민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혜린 씨. 그녀는 서울 하자센터 안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나눔의 기치를 실천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 「아낙과 사람들」을 소개해 달라.
99년에 결성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경제가 전반적으로 안 좋았다. 그러나 그때는 경기 침체가 사회 이슈였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생계, 즉 생존권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생계 때문에 여성이 돈을 벌어야 했다. 그러던 찰나, 어떻게 하면 우리 스스로 여성 가장과 함께 말 그대로 여성의 힘으로 여성의 일터를 만들 수 있고, 가정에서 가족을 위한 가장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아낙과 사람들」을 결성하게 되었다. 주부, 직업 여성, 주부라는 이름을 가진 이혼,사별 여성, 젊은 학생들이 속해 있다. 본인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데도 다른 사람을 돕는 여성들도 많다.

▲ 어떤 일을 하나?
과자와 퀼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출장 뷔페를 운영한다. 그 수익금으로 실직 여성 가장을 포함해 결식아동, 노숙자, 독거노인 등을 돕는다. 좀더 어려운 이웃과 나눔과 돌봄의 정신을 갖자는 뜻에서 빈곤 여성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 단체 이름이 특이한데.
초기에는 ‘여성 가장 모임-아낙들’이었다. 그런데 단체 이름에서 여성만 강조한다는 지적도 있는데다 당시 실직 남성 회원들도 많아 그들도 함께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했다. 그래서 2000년쯤 대학 가을 대동제 때 서너 대학에 이름을 공모했다. 아낙들, 아낙 앤드 사람들, 희망의 언덕 등 많은 이름들이 있었는데, 성균관대 인문대 학생회가 지어준 「아낙과 사람들」이 투표에서 뽑혔다.

▲ 원래 여성 운동에 관심이 있었나?
없었다. 너무 우연치 않게 여성 운동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인권 같은 보편적 진리나 이상에는 지대한 관심을 가졌지만, 빈곤 여성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98년 대학원에 다닐 당시 각 대학의 여대생들과 모여 ‘FReE-War(Feminist Revolution in Economic War)’라는 고학력 여성 실업 극복 모임을 만들었다. 그것이 「아낙과 사람들」의 모태가 되었다.

▲ 본인이 여성운동가라고 생각하나?
그동안 인터뷰할 때마다 ‘글쎄’라고 답했다. 지금도 내가 여성운동가라고, 혹은 어떤 사람이라고 딱 규정지어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여성 가장 빈곤화의 중심에 서서 관심을 갖고 활동하기 때문에 빈민활동가임은 맞는 것 같다.

▲ 돕는 사람이 경제적으로 자립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아낙과 사람들」 과자점과 하자센터 안의 식당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아주 힘들게 일구어낸 성과이므로 서로가 감사해한다. 그렇게 열심히 살려는 사람과 그를 격려하는 회원과 또 그를 격려하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

▲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
빈민 문제를 문화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단지 도와줘야 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면 그들은 희망도 없고 무엇을 받아도 행복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기치는 ‘나눔’이다. 나누기 위해 돈을 벌면 세상이 이렇게 멍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생각해보아라. 주변은 온통 보석 천지이지만, 홀로 지구에 남겨져 보석을 나눌 사람이 없다. 과연 행복할까. 가난 속에서도 나눔의 문화를 생산하는 것이 2006년의 목표이다.

▲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너무 미안하다. 우리 세대가 물질적, 심리적, 정신적으로 해준 것이 없는 것 같아서이다. 그러나 지금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돈으로는 서로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나누기 위해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말랑말랑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현아 기자

pearcci6@duk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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