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르뽀] 등록금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사회르뽀] 등록금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6.05.2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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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오후 6시. 시민들의 휴식처인 광화문 청계천 광장에 서울지역 대학생 2천여 명이 모여 있다. 뒤쪽에 덕성인 1백30여 명도 보인다. 바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이하 대학생위원회) 주최의 ‘등록금 동결, 교육 재정 확보! 교육 시장화 정책 철회를 위한 대학생 총회 및 촛불 문화제’를 위해서다. 색색들이 불빛 속에서 뿜어지는 물줄기 아래, 왠지 그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단상 위에 선 학생들은 연신 대학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외친다. 스크린에서는 학생들이 등록금 동결을 단식과 삭발로 부르짖는 모습이 상영된다. 여기에 민주노동당과 전국교직원연합회 등의 인사들이 힘을 싣는다. 이와 더불어 30일 오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대학생위원회는 공동행동에 돌입한다는, 즉 노학연대를 선언했다. 이처럼 다른 집단과의 연대와 많은 대학생들의 등록금 투쟁 참여, 그리고 대학 등록금을 핫이슈화하는 언론 보도를 통해 보더라도 올해 대학 등록금 문제는 예년과 달리 봄날의 캠퍼스 투쟁으로만 머물 것 같지는 않다.

지난 22일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대학생 55%의 연평균 사교육비는 4학년 1백98만 원, 3학년은 우리대학 인문대 등록금 수준과 비슷한 2백65만 원, 2학년 1백3만 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의 학자금 대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학기에만 대학생 25만6천2백26명이 831억 원을 대출받았다. 등록금 천만 원 시대에 ‘발맞추어’ 학자금 대출자도 늘어나고, 경제 물가 상승 대비 급상승한 등록금에도 살아오를 줄 모르는 경제난 속에서 대학생들은 직장인이 되고자 사교육비에 쓴 눈물을 술로 삼아 투자한다. 그런데도 하나의 의문은 입사 확정자가 28.5%뿐이다? 자, 이쯤 되면 지금 왜 대학생들이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이곳에 서서 ‘교육 재정 확보’가 적힌 붉은 표를 들고 있는 그 사정을 알겠는가!

그러나 이런 대학생들의 빚과 취업 연체 현상에 맞닥뜨린 정작 그 본인들은 단상 위의 거친 외침과 그들의 현실과는 달리 조금 들뜬 모습이다. 각각 연설자대로 청중자대로의 말과 말들이 어우러져 부산한 배경이 연출된다. 확실히 대학 등록금 문제가 크게 가시화되고 대두되고 있지만, 이 슬픈 현실의 처절한 주연들의 의식은 아직 리허설 중인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기 있다. 게다가 작년 5백여 명에 비해 4배 이상의 대학생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에 김민지(화학 4) 부총학생회장은 “등록금 투쟁 10년, 등록금 천만 원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등록금 문제가 많이 여론화되고 있다. 이에 대학생 자신들도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의지로 이 자리에 많이 모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그들의 문제를 학생회에게만 맡겨왔던 것이 이제는 같은 마음으로 힘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어둠을 무대로 그들의 눈빛은 조명이 되고 함성은 음향이 되고 본인 스스로 주연이 되어 촛불 문화제의 커튼을 닫고 있다. 그 건강한 젊음과 의지와 열정이 현실과 타협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대학생인 당신도,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정진해야 할 사안이다.

배현아 기자
pearcci6@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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