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깨어나십시오!
[기자석] 깨어나십시오!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6.05.22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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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을 사고 편지를 쓰며 어버이날을 기점으로 새해 첫날 이후 두 번째 굳은 다짐을 한다.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하지만 이 다짐은 며칠이 안 되어 흐트러지고 만다. 어머니에게는 온갖 짜증과 화풀이를 내고, 효도의 길은 오직 학업 충실이라 믿어도 공부는 뒷전이다. 아마 많은 학우들이 겪었고 공감하는 경우일 것이다. 이처럼 작심삼일만에 무너지는 현상을 ‘일곤증(日困症)’이라 나름대로 정의해본다.

일곤증을 앓는 것은 비단 이때뿐만이 아니다. 고3 수험생 시절이나 시험기간에는 하고 싶은 일이 어찌나 많은지, 많은 덕성인들이 무궁무진한 희망사항을 계획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따분하고 무료하며 졸린 일곤증에 시달려 집과 학교만 들락거리지는 않았는가? 실제로 주변 친구들은 대학생활이 재미없다느니 여대라 다양한 사람과 경험을 접할 수 없다느니 하는 등 이런저런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도 폭넓고 깊이 있는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 타대학과의 연합활동을 한다든지 관심분야의 공부를 심도 있게 한다든지 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문제는 바로 일곤증. 현실 문제를 간파하고는 있지만 재미없는(졸리는) 현실에 몸도 마음도 참을 수 없는 졸음의 농후함에 녹아 의욕마저 잃는다. 현실 불만족은 일곤증을, 일곤증은 다시 현실 불만족을 유발하며 이것은 현상 유지 경향이나 자세를 일컫는 매너리즘으로 이어져 연신 순환하게 되는 것이다. 의욕의 졸음이 무섭다.

전문가들은 졸음상태에서는 인지능력이 없고 반응능력도 현저히 저하되어 1~2초만 졸아도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찬가지로 하루가 다르게, 아니 매초 매분이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어떤 변화의 노력 없이 현실을 비방하며 졸음인생을 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다른 사람의 발전에 시쳇말로 ‘급초조함’을 느끼고 앞날에 대해 ‘급걱정’하며 ‘급행동’을 해도 발전이라는 것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랑스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한가한 인간은 고인 물처럼 끝내 썩어버린다.’ 그렇다.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안주하려는, 아니 불만족의 원인조차 깊이 생각하려하지 않는다면 광활한 청춘에서의 대학생활은 졸리고 또 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심삼일로 종료된 다짐을 다시 꺼내고, 불만의 해결책을 곰곰이 생각하자. 여기에 봄나물이라는 산뜻하고 풋풋한 초록의 의욕으로 생기를 불어넣자. 눈이 번쩍 뜨일만한 세상이 진행 중이리니. 깨어나십시오!

배현아 기자
pearcci6@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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