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테마 이슈] 5월 31일, '진짜 여풍' 보여줍시다!
[작은 테마 이슈] 5월 31일, '진짜 여풍' 보여줍시다!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6.05.22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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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공천 채 10%도 안 되고, 대학생 정치 무관심 심각

“기호 ○번 여러분의 일꾼이 되겠습니다!” 현수막 휘날리며 5.31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은 새벽부터 수영장 앞에서 홍보하는가 하면 주택가에 커다란 현수막을 내걸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색색들이 명함을 나누어주기도 했다. 이런 광경의 5.31 지방선거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바로 최초로 여성 광역단체장(시장)이 탄생할 것인가이다. 그러나 35% 가까이 여성후보를 공천한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는 여야 정당들의 여성후보 공천수는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여성 공천수는 현저하게 낮다. 또한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대학축제가 열리는 요즘, 대학생들도 선거에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후보들도 대학생들에게 홍보조차 하지 않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말뿐인 여풍, 여성 공천 학점 ‘F’
앞서 말했듯 민주노동당은 전체 후보자 6백60명 가운데 2백30명(35%)을 여성후보로 공천했다. 이와 반면, 열린우리당은 여성후보 총 64명을 공천했으며 차후 비례대표 50%를 포함해도 7.5%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공천후보와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여성후보 비율은 전체 4.8% 정도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전체 후보 6백72명 가운데 여성후보 19명만 공천한 상황. 말로만 여풍이다 여심이라 할 뿐, 공천수가 말해주듯 그것은 그저 한 번 불고 말 실없는 바람에 불과했다.

지방선거가 처음 실시된 1991년부터 2002년 3회 지방선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여성의 지방의회 참여율은 2.2%에서 3.2%로 미미한 변화를 보였다. 게다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당선된 여성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4년이 흐른 지금, 여성후보는 전체 후보의 10%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처럼 여성후보 공천수가 남성에 비해 저조한 이유는, 우선 아직까지 남아있는 남존여비 사상과 가부장적인 사회 풍토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남성은 정계 진출이 빠른 반면, 여성은 출산과 육아 등 가정에 얽매이다 보니 정계 진출이 늦어진다. 이에 대해 여성 정치학자들은 “출마한 여성후보들이 대거 당선되고, 광역·기초 비례후보에 여성과 남성을 동수로 추천해 50% 할당을 의무화하도록 감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여성 정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보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 스스로가 남성 중심의 정계에 당당히 맞서 여성정치인이 아닌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각인되어야 한다.

■투표권,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오래 전부터 요즘 대학생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앙선관위 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20대 의견이 16.4%이다. 1998년 56.6%에 비하면 투표 의사가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무관심을 타파하기 위한 대학생 본인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얼마 전 우리대학을 포함한 연세대와 광운대 등에서 부재자 투표 신청을 통해 대학생들의 정치 참여를 유도했다. 그리고 건국대, 경희대, 서울교대, 성공회대, 연세대 등 5개 대학 연합동아리 ‘대학희망’에 소속된 학생들은 ‘파워 19세 실천단’을 발족했다. 이들은 10개 대학을 돌아다니며 투표권 행사를 권하고 1만9천명 서명운동도 펼치고 있다. 또한 부산지역 대학생연대는 부산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 투표 참여 패러디 포스터 공모 작품 전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새내기 유권자 안소영(심리 2) 학우는 “후보들의 공약과 경력 등을 잘 알아보고 투표할 것이다. 처음 투표하는 것이라 투표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대선 때도 꼭 투표할 것이다. 이제 어른이 된 느낌이다”라고 유권자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여성시대가 도래했다지만 극소수의 여성후보와 이 나라를 이끌 힘인 대학생들의 정치 무관심. 그래도 이를 떨쳐내려는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즘 정계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 않다. 공천된 각 후보들은 국회의원 측근이고 정계에서 은퇴했던 사람이 복귀했으며, 비자금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들’은 민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하거나 본인들이 내세운 공약을 지키려는 노력은커녕 어떻게 하면 당선될 수 있을까에 급급하다. 우리가 냉철해져야 한다. 지역감정에 휘말리지 말며 당장의 안일한 이익에 눈멀지 말고, 성실하고 양심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이자 대학생인 우리들이 정계 내 성의식이 민주화될 수 있게 정치에 관심을 갖고 유권자로서 권리를 내세워야 한다. 또다시 ‘그들’이 대한민국 정계에서 판치지 않도록, 여성이 외면당하지 않고 대학생이 혁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나라를 향한 뜨거운 가슴으로 차갑게 투표하자.

배현아 기자
pearcci6@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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