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과 얘기하고 노래하는 게 ‘배움’이에요
어르신들과 얘기하고 노래하는 게 ‘배움’이에요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6.09.02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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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명의숙 자원봉사활동가 성경아 씨

* 덕명의숙 자원봉사활동가 성경아 씨

덕명의숙은 1973년 대학생들에 의해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노인학교이다. 이곳에서 어르신들은 노래를 중심으로 율동과 체육 등 취미생활 관련 교육을 받는다. 20대인 성경아씨는 어르신들에게 수화와 풍선 장식을 가르치며 자원봉사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일한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어르신들과 덕명의숙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봉사는 생활의 활력소라고 말하는 그녀. “저, 안녕하세요.” 한번 말을 걸어보았다.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노인학교에 관심이 적다.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나?
덕명의숙에 오기 전에 풍선 장식 관련 1급 자격증을 땄다. 1급 자격증을 따면 강의 자격이 주어지는데, 어떡하면 더 재미있고 특별하게 강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레크레이션을 배웠다. 당시 레크레이션을 지도해준 분이 덕명의숙 강민 교장님이었다. 처음에는 봉사라기보다 선생님이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보기 위해 덕명의숙에 가게 되었다. 이곳의 60~70대 어르신들은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부터 꽃단장을 하고 오신다. 다른 노인들과 달리 의욕도 넘치고, 웃으며 맞아주었다. 자식들이 대부분 40대인데도 다들 젊어 보여서 너무 놀랐다. 이 모습을 보며 다음에도 또 가고 싶고, 어르신들에게 뭔가 가르쳐드리고 싶어 이 일을 하게 되었다. 수화와 풍선 장식 외에 종종 수업의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본업은 무엇인가?
현재 서울여대 보육교사 교육원과 대일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 선린중학교로 풍선 장식 강의를 나가고 있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덕명의숙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얼마 전 여름캠프를 다녀왔다. 당시 비가 많이 와서 숙소에서 식당까지 200m나 되는 거리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덕명의숙 선생님들과 봉사단체 사람들이 나무에 걸쳐 비닐천막을 치기 시작했다. 비를 막기 위해서였다. 나도 동참했지만 어르신들만큼 나이 많은 선생님들이 그런 생각과 행동을 했다는 것에 정말 많이 감동받았다. 어르신들도 거리를 걸으며 자식들에게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고마워했다. 또, 너무도 신나고 적극적으로 캠프 장기자랑에 임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내가 더 즐거웠다.

-배우고자 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어떤가?
주위에 있는 모든 어르신들에게 덕명의숙을 권해주고 싶을 정도로 어르신들이 모두 젊고 활기차게 산다. 나도 나이가 들어 어르신들처럼 젊은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봉사 차원이지만 배우는 것이 너무 많다.

-봉사하길 좋아하는 것 같다.
좋아한다. 예전에 어느 기관을 통해 알게 된 한 어머니가 40여 명의 아이들을 입양해 키웠는데, 그 아이들과 의남매로 지냈다. 그리고 농아인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며 지냈다. 그런데 결혼 후 가정이 생기다보니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기 어려웠다. 요즘에는 교회에서 유치부 교사로 일하며 예배 진행도 하고, 다달이 어느 시설에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덕명의숙에는 여성교사가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으로서 갖는 고충이 있나?
체력이 부족한 것 빼고는 정신적으로 너무 평화롭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봉사자와 아내, 어머니 역할 사이에서 갈등을 느낀다. 가족들이 전적으로 나를 지원해주지만, 내가 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 그래서 회의감을 많이 느꼈는데, 이것은 곧 내가 극복해야 할 문제이다. 그래도 조심스러운 점이 있긴 하다. 늦게까지 일할라치면 주위에서 집에 빨리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서운하기도 하고 다시 한 번 내 역할을 잊지 않게 된다.

-앞으로 덕명의숙에서 이루고 싶은 소망은 무엇인가?
나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서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내 자신에 대한 투자도 하면서 어르신들에게도 많은 것들을 가르쳐드리고 싶다. 2학기에는 어르신들의 엔도르핀을 돌게 하기 위해 노래, 춤, 종이접기 등 신체적인 활동을 주로 할 계획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을 목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대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봉사는 점점 하고 싶어지는 것이고, 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학생들이 취업을 목적으로 봉사를 해도 결국 깨닫는 것이 있을 것이다. 봉사하는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 이를 통해 많은 것들을 느끼고 얻길 바란다.

배현아 기자
pearcci6@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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