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참빛야학에 위기는 없다
그러나 참빛야학에 위기는 없다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6.09.02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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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학교 지원중단… 의존율 80%이던 야학 운영난항’
 

대책 없는  정부 방안, 위기의 야학들

지난 5월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야학의 청소년 비율이 수강생의 30%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07년부터 지원금을 중단한다고 각 구청에 알렸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잘 협의하여…적극 검토하겠음’ 이라는 추상적인 말들로 정부는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은 채 지원을 중단하다니. 예상치 못한 일이기에 배움을 받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교사들도 적지 않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5년간 참빛야학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홍성식씨는 그나마 야학들 중에 참빛야학은 나은 수준이라고 전한다. 그는 “야학을 운영하는데 1년에 약 7백만원이 든다. 그것도 그나마 딱 맞아 떨어졌다. 그런데 현재 지급되는 돈의 50%를 주지 않겠다고 하니… ”라며 지원이 중단되면 지금보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더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쪽에서도 가만히 있진 않는다. 시위, 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지원 중단 법안이 올해 가결해서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사항이라도 붙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야학단체들은 야학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하는 7개 야학과 함께 총회를 열고 앞으로 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 대책들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어 그는 “현재 선생님마다 만원, 2만원씩 모아 놓은 게 있다. 아마 그걸로 1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며 참빛야학에서도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음을 밝혔다. 참빛야학은 30년 동안 이어지는 전통을 가지고 있어 졸업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원을 부탁해볼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야학의 재정부족은 지금에서야 터진 일이 아니다. 우리가 시선을 두지 않았을 때도 야학은 스스로 살아 남기 위해 자구책을 찾아가면서 배움터를 닦고 있었다. 헌데 그 노력들마저 지원 중단이란 대책 없는 통보에 힘없이 꺾이고 있다.


배움 속에서 또 다른 배움을 얻는 야학

참빛야학에서는 18~22세의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과 40~50대 이상의 어머니들 25여명이 수업을 받는다. 주로 검정고시반으로 운영되며 교사들은 회의를 통해 수업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그는 “여기 오는 아이들은 제도권을 걷어차고 온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수업을 하더라도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참빛야학은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교사들 간의 우정을 돈독히 한다. 수학여행도 가고 체육대회와 생일파티를 열곤 한다. 그래서 그에겐 야학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즐겁고 감동적이다. 그런 즐거움과 감동이 그가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지금까지 야학에서 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어머니뻘 되는 분들을 가르치는 게 어려운 일 중에 하나라면 하나다. 말도 조심스럽게 하게 되고 격한 말은 상상도 못한다. 학생들에게 하는 것처럼 예를 쉽게 들 수도 없다”며 그는 가르치는 일의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그런 어머니들을 보면 배울 점이 많다고 한다. 또 저녁 10시30분에 끝나는 수업을 다 듣고 새벽에 출근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삶 자체가 배움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고.

그는, 야학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과 가르치고 싶은 사람이 만나는 하나의 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야학에서 하는 일이 특별히 봉사를 한다거나 누군가를 계몽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야학이 오히려 자신에게 많은 배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죽지 않았다

현재 참빛야학뿐만 아니라 전국 야학의 상황은 좋지 않다. 재정적 문제도 문제지만 교사 수가 부족하여 문을 닫는 야학도 생기고 있다. 야학은 배움을 놓친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빛이다. 그런 희망을 정부는 탁상공론 행정으로 죽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료들은 과연 실태를 조사한 문서 속에서 무엇을 본 것인가.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볼 수 있긴 했던 걸까.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홍성식씨를 통해 교육 뒤편의 작은 등불이 아직 희망으로 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사람이 사람을 만나 진정으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시점이다.

 


양가을 기자

rkdmf214@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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