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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위원
  • 승인 2006.09.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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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의 경쟁력을 다시 생각한다
가을학기가 시작된다. 지난 봄학기 우리 대학은 과거에 비해 학교 내외에 큰 문제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 구성원 모두가 비교적 차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용함이 우리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까닭에 한편으로는 구성원들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몇 해 동안 우리 대학 구성원이 경험한 우울한 시행착오의 기억과 이것이 다시 되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학교의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 대학이 민주화된 이후에도 결정적인 도약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까닭은 학교발전에 대한 집행부의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실현에 대한 확신을 구성원에게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구성원들의 작고 큰 희생과 노력이 미래 우리 대학의 발전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신뢰를 주지 못하는 발전 계획은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결코 실현 가능한 안이 될 수 없다. 학교발전에 대한 장기계획 수립과 아울러 우선 단기적으로라도 모든 구성원이 동의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구성원 전체가 구체적으로 변화를 실감하고 이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절실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 대학과 같은 중소 규모의 대학이 처음부터 거대한 재정을 투입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대내외에서 발전기금을 모으는 일도 현재 우리 대학의 상황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므로 무리한 재정 투여를 통한 대학 발전계획은 자칫 우리 대학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구성원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대학의 발전이 결코 재정의 투입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의 모범을 우리가 보여준다면 우리 대학은 그것만으로도 사회의 존경과 주목을 받는 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은 대중이 시류에 영합할 때 그것이 아님을 지적하고 다시 근본을 생각하는 장소이어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은 대학이 아닌 곳에서는 할 수 없는 학문적 성취에 몰두하고, 내일의 취업뿐만 아니라 10년 20년 뒤에 피교육자가 어떻게 홀로 서고 어떻게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함으로써 차츰 높아지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진정한 성취는 시간이 걸리고 인내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임을 우리 모두가 알면서도 급히 서둘러 일을 그르치고 좌절감만을 키우는 것은 우리의 조급증 때문일 것이다. 우선은 단기적으로는 학업성취 혹은 자격인증 등의 교육 프로그램 도입으로 학생들의 공부하는 분위기를 고취하고 교수들이 참여하는 학습동아리를 지원함으로써 내부적인 상호 신뢰와 성취감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이러한 저비용 고효율의 프로그램들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때 우리 대학은 내외의 큰 변화 요구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은 오늘의 우리를 위해 선인들이 한 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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