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공간의 재발견: 덕성여대 연구동
[기획보도]공간의 재발견: 덕성여대 연구동
  • 박시령 기자
  • 승인 2006.09.02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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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런 한옥 건물, 폐가 혹은 연구동?

  고풍스러운 한옥건물이 있었다. 우리대학 운동장 쪽에 위치한 덕성여대 연구동은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한옥건물로서, 고유의 옛 멋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2003년 여름과 겨울, 장마와 지붕위에 쌓인 눈덩이로 인해 지붕 서까래가 파손되었고 아름다운 목재건물은 대들보가 무너져버린 채 위험한 건물로 변해버렸다. 결국 2004년 9월, 총무과는 건물의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붙였으며, 그 후로 덕성여대 연구동은 사람의 흔적 없이 황폐화되어갔고 그 모습은 현재까지 계속되어오고 있다. 기자가 찾은 연구동은 폐가와 같았다. 옆쪽 흰 벽에는 곰팡이가 슬어 있었으며 문들은 묵직한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사람의 출입을 금하기 위해 문 앞에 세워둔 나무판자 역시 오랜 비와 바람에 썩어있었다. 건물 뒤쪽으로는 용도를 알 수 없는 플라스틱판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고, 돗자리도 하나 널려있었다.

“본 연구동 (한옥)건물의 기왓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출입자는 각별히 주의바랍니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공간을 확보해 드리겠습니다. 2004.9.24 총무과장”이라는 안내문만이 2년 전 사람의 흔적을 느끼게 할 뿐이었다. 

  기획예산과 양병호 과장의 말에 따르면 우리대학 설립자 차미리사선생이 사용하던 운니동캠퍼스의 기숙사 건물이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왔다고 한다. 옮겨온 한옥 건물은 처음에 학생·대민 행정을 담당하는 사무실로 쓰여 졌다. 하지만 한옥 건물이 지금의 자리에 위치하게 된 시기와 과정, 그간의 쓰임새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학교의 행정부서 어느 곳 에서도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양 과장의 이와 같은 말에 차미리사연구소에서는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기숙사 건물의 양식만을 본 따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시설관리처 이규호 과장은 “운니동 캠퍼스에 위치해 있던 박원국 전 이사장의 생가를 옮겨왔다. 1999년 준공허가를 받아 설립되었고 그 후에 행정 사무실로 이용되었다”라고 말했다. 

  수리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규호 과장은 “현재 한옥 건물에 관한 계획 세 가지를 내놓았다. 완전 해체 후 개축, 수리할 부분만 보수, 건물을 없애는 멸실, 이렇게 세 가지 안이 나온 상태이다. 현재 검토 중이며 예산이 배정되어야 일이 진행 된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양병호 과장은 기왓장 등 부실 부분에 대해서만 수리하기로 이미 결정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어 양 과장은 “자연재해에 기왓장이 무너진 한옥에 결국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었고 현재, 연구동으로 쓰기 위한 계획을 세워둔 상태이다. 우리대학 산학협력연구비 마련과 교원의 연구 활동을 위한 연구실을 마련할 것이다. 올해 안에 연구동에 대한 향후 계획을 마련하고 2007년에는 수리·공사에 착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2003년부터 파손 상태가 드러나고 사람의 출입을 금한 연구동 건물이 왜 지금까지 이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을까? 이규호 과장은 말한다. “매년 보수를 위한 예산을 측정해서 학교 측에 신청한다. 하지만 학내 다른 급한 사항들 때문에 보수 예산이 매번 삭감되어서 보수, 수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설관리처의 공개 자료에 의하면 한옥건물의 보수비용은 2004년을 기준으로 15억에 달한다. 

  한옥 건물에 관한 의견과 말들이 저마다 다르다. 관계자들의 의견과 말이 허공을 가르며 분분하게 다툴 때에도 아름다운 한옥 연구동은 점점 썩어가고 있다. 大學.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 이론과 응용 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는 교육기관이라고 국어사전은 명명한다. 옛 멋을 간직한 우리대학 연구동 건물에서 인류 사회 미래를 위한 쉼 없는 연구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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