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곧 아줌마가 될 것이다”
“당신도 곧 아줌마가 될 것이다”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6.09.02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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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말 걸기]

* 아줌마닷컴 대표이사 황인영 씨

아줌마. 우리의 어머니도 아줌마이고 이제 우리도 대부분 아줌마가 될 것이다. 단편적으로 아줌마가 가계소비의 80%를 차지하는 것만 보아도 아줌마는 지금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아줌마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아줌마를 나와 전혀 다른 존재이자 버스 좌석을 잽싸게 낚아채는 존재로만 여기지 않는가? 여기 여성 사이트 ‘아줌마닷컴’ 대표이사 황인영씨를 통해 아줌마 이야기를 들어보자.

- ‘아줌마닷컴’을 어떻게 운영하게 되었나?
90년대 말 벤처기업이 많이 생길 당시 남편이 창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 제안했다. 그러다 기본적으로 나와 관련된 ‘아줌마’가 주인인 사이트를 떠올리게 되었다. 결혼 후 여성들은 어머니로서 주부로서 알아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핵가족화가 진행됨에 따라 여성들은 살림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졌다. 그리고 친정과 시댁 간 문화적 괴리, 집안일 문제를 누구에게도 얘기할 수 없었다. 또한 하는 일은 많은데 정보가 차단되어 있어 아줌마들끼리의 의사소통 공간과 사회활동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0년 3월에 아줌마닷컴 사이트를 오픈하게 되었다. 우리는 다른 여성 사이트와 같이 콘텐츠 제공에 주력하지 않고, 아줌마와 아줌마들이 서로 얘기 나누는 게시판으로 시작했다. 지금도 아줌마들의 글로만 운영되고 있다.

- 아줌마닷컴에서 하는 일을 말해 달라.
우리의 모토가 ‘아줌마가 행복해지는 세상 만들기’이다. 고민과 생활정보를 나누고, 공익캠페인 등을 벌인다. 그리고 아줌마들의 입소문을 마케팅으로 활용한다. 바로 아줌마들이 기업의 제품을 직접 써보고 다른 아줌마들에게 추천하는 모니터링, 즉 입소문 마케팅이다. 이것은 기업과 소비자의 윈윈전략이자 서로가 행복한 전략이다. 또한 가계소비의 80%를 차지하는 아줌마들이 기업의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원초적으로 아줌마들의 입소문이 가장 세기 때문에 아줌마 자신의 잠재욕구를 발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예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대학 졸업 후 호텔에서 일하다가 7~8년 정도 광고기획을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창업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 아줌마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줌마들이 스스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사이트가 우리의 콘셉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게시판만 쭉 오픈했고, 점점 ‘여기 오니까 좋은 정보 많아요’라는 반응을 듣게 되었다. 아줌마들이 다른 아줌마들의 사연을 보며 상대적으로 위로도 받고, 마음을 보듬어주기도 하면서 정화작용을 한다. 그리고 아줌마들은 자신의 글이 얼마나 읽히고 댓글이 얼마나 달리는지 관심을 갖는다. 즉,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회원 60만명과 아줌마닷컴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 아줌마들을 통해 아줌마인 본인도 많이 공감했을 것 같다.
그렇다. 초창기에는 회원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지금은 바빠서 만나기 조금 힘들지만, 초기 사이트 회원들과 언니 동생으로 지낸다. 그리고 아줌마닷컴에는 50~60대 회원들도 많아서 살림이나 자녀교육에 대해 많이 배운다. 또한 아줌마 특유의 챙기는 문화 때문에 사이트에 대한 조언을 많이 듣는다.

- 처음에 고민은 없었나?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했나?
사실 처음에는 큰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두려움 같은 게 없었다. 그런데 일한 지 1년 쯤 되었을 때 재정과 고급인력 확보의 어려움, 잦은 이직률 때문에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믿을 수 있는 직원이 생겨 많이 안정되었다. 그리고 문제 발생 시 아줌마들과 하나하나 상의해가며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무엇보다도 아줌마들이 아줌마닷컴의 발전을 기원해주는 것이 힘이 된다.

- 여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이나 역할 갈등은 없었나?
여성이기 때문에 유리했다. 대부분 여성 사이트의 대표는 남성인 것과 달리 나는 여성이어서 우선 도움이 많이 되었다. 결혼했거나 여성이라서 손해 본 적은 없다. 다만 가정일과 직업을 양립하는 게 어렵다. 남편이 많이 도와줘도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 일할 때 갖는 원칙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진실이다. 누구를 속이거나 위장하지 않고 적어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떳떳할 수 있도록 말이다. 진실은 통한다고 믿는다. 마음 속에 좋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근거 없는 것은 안 하겠다는 게 내 원칙이다. 나는 아줌마닷컴이 오래 지속되길 바라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진실성이 빠질 수 없다.

- 여대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한마디 해 달라.
바로 ‘당신도 곧 아줌마가 될 것이다’이다. 지난 5월 아줌마닷컴 주최로 아줌마의 날 행사가 열렸다. 그때 미혼여성들이 지나가면서 ‘아휴, 아줌마들이란 정말’이라는 말을 했다. 아줌마는 엄마이고 언니이자 이모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대생들도 곧 아줌마가 된다. 이런 같은 환경에 놓인 여성들이 서로 무시하고 비하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미혼여성들이 아줌마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아줌마들을 사랑과 애정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배현아 기자
pearcci6@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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