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체육에 대한 관심은 곧 도하 아시안게임의 승리를 말한다
엘리트 체육에 대한 관심은 곧 도하 아시안게임의 승리를 말한다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6.09.16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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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이에리사 촌장

 

  ‘사라예보의 기적’이라 말하는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체전 우승의 주역. 1988년 여자탁구 복식 금메달을 일궈낸 국가대표팀 감독. 요즘 대학생은 이러한 수식어만으로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현재 태릉선수촌 17대 촌장 이라고 하면 모두 눈치를 챌 것이다. 선수촌이 생긴 이래 40년만에 처음으로 여성 촌장으로 임명된 이에리사 촌장.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래저래 바쁜 그녀의 방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 


- 태릉선수촌장 임명당시 기분이 어땠나?

작년 2월 말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의 임명으로 그해 3월에 촌장이 되었다. ‘경기인의 꽃’이라 말 할 수 있는 이곳에서 촌장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중3때 선수촌에 처음 들어와서 현재까지 태릉의 역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겁이 ‘덜컥’나는 책임감도 함께 생겼다. ‘선수촌 출신인 내가 촌장이 되어서 정말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라는 사명감까지 첫 시작의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배우겠다는 자세와 후배들을 위한 일이니 부끄럼없이 하겠다는 용기와 자신감, 그것들이 날 견디게 했다. 


- 태릉 선수촌에서 촌장으로서 어떤 일을 주로 하나?

선수촌에 들어와 있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일이다. 불편함 없이 훈련에 열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과거의 코치나 감독 시절에는 현장에서 선수들과 부딪히며 가르쳤지만, 촌장이라는 직분은 우리 사무실에 있는 모든 직원들과 같은 마음으로 훈련하는 선수들의 건강과 환경에 지장없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 일의 리더가 촌장이다.


- 촌장이 되어서 가장 먼저 하려 했던 일은 무엇인가?

내가 선수였을 때 불편했던 것부터 더듬어 생각했다. 일단 선수들이 이 곳을 집이라고 느끼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세계 체육인 누가 와서 봐도 자존심이 꺾이지 않을 멋있고 깨끗한 선수촌. 앞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봐도 손색이 없는 선수촌. 365일 먹고 자도 지루하지 않는 선수촌으로 정말 집같이 만들어 주고 싶었다.


- ‘여성 촌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굉장한 이슈였다. 부담스럽지 않았나?

40년만에 처음으로 여성 촌장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부담스럽기보다는 감사했다. 또 들어 올 때 받는 스포트라이트의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내가 나갈 때를 생각했다. ‘이 자리에서 물러날 때 정말 떳떳한 뒷 모습을 보여야지’라는 책임감 있는 마음가짐이 좋은 동기가 되었다. 사실, 스포트라이트는 선수 때 만큼 받은 적은 없다.(웃음)


- 여성으로서 체육계에 몸담고 있는 것이 힘들지 않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촌장 자리를 맡게 되었지만 그만큼의 걱정 어린 시선도 많았다. 그러한 시선들이 나에게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해서 더 고민하고 잘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요즘은 여성도 특권을 가질수 있는 시대이다. 여성의 장점과 능력을 살릴 수 있는 노력을 해서 상호 공존하는 시대가 되었다. 체육계라고 해서 여성이 능력을 펼치지 못할 것이 없다. 스스로 평가 절하하는 것이 아닌 열린 사고로 남성과 함께 전진할 수 있어야 한다.   


- 아직도 취업의 관문에서 여성은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에서 여성이 당당해지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우리 여성들의 인식 변환이 필요하다. 여성은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은 피하면서도 이루고 싶은 것은 강하게 요구한다. 하지만 이런 인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여성인 자신이 약한 부분은 감추려 하고 파괴하려고 하면 사회는 또 남성을 선호하려 할 것이다. 우리를 먼저 성찰해서 하지 못하는 부분은 다른 부분으로 보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어느 환경이나 상황에서든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잘 받아들이고 여성도 어디에서나 필요한 인력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나?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이 12월 1일에 열린다. 현재 70일도 남지 않았지만 우리 체육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사회로부터 홀대 받고 있는 현실에서 비록 어렵지만, 어려울수록 성적을 못 내면 완전히 외면 받을까 걱정이다. 결국 엘리트 체육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잘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2008년도 베이징 올림픽에 자신감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 그러나 도하 아시안게임이 뜻대로 잘 안 되면 정부는 체육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한국 체육이 될까봐 두렵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얻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되는 계기가 바로 도하 아시안게임이다. 그래서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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