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대학도서관과 지역사회
백미러: 대학도서관과 지역사회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6.0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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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소위 대학가라고 불리는 곳, 울산대학교 근처에서 20년을 넘게 살고 있다. 그래서 서울로 오기 전까지 나의 생활을 울대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곳은 매일 아침 조깅을 하고, 친구들과 만나고, 저녁에는 강아지와 함께 산보를 하는 곳이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대학 내에 있는 식물원에 가는 것은 연례행사와도 같은 일상이었고. 체육대회가 있거나 축제라도 있을라치면 나는 어김없이 참여하곤 했다. 특히 내가 그곳에 산다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게 느껴졌던 것은 도서관 때문이었다. 수십만권의 장서가 보관되어 있는 그곳은 20분을 넘게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공공도서관에 비하면 양뿐만 아니라 그 질적인 면에 있어서도 훨씬 훌륭했다. 도서관을 일반인에게 개방을 하지 않았던 탓에 나는 늘 언니오빠들의 학생증을 빌려서 들어가곤 했지만 그런 도서관이 가까이 있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큰 행운으로 여겼다.
 요즘 대학도서관 개방 논란이 한창이다. 서울의 몇몇 대학은 대학도서관 개방을 눈앞에 두고 있고 지방의 대학들은 이미 많은 수가 개방을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개방을 반대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대학과 지역사회. 대학은 지역사회와 결코 배타적일 수 없으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물론 대학이 지역사회에 많은 부분 기여도 하지만  소음, 교통문제 등 지역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혜택도 받고 있다. 이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일은 대학의 의무이다. 또한 대학은 그 지역에 있어 지식인프라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대학 도서관의 의미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한 사람의 정규교육과정은 대부분 중고등학교에 그치며 사실 재취업이나 재계발을 위하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은 사설학원 따위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태이다. 도서관을 개방한다면 지역주민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개방은 공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키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수동적인 지식의 전수와 습득이 이루어지는 학교교육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육의 공공성 확보라는 말은 학교교육의 강화가 아닌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을 개방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의미에 더 가깝지 않을까,  
 무엇보다 도서관이 개방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교육기회의 실질적 평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는 데 있다. 표면적으로 우리사회는 '공부만 잘하면 누구나 욕망을 이룰 수 있는' 평등한 사회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기회는 결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결국 불평등하다. 경제적 차이는 교육기회의 차이를 야기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인 교수들이 추천하고 수많은 연구자들이 이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구비해 놓고 학문적 관심과 소통이 뜨겁게 이루어지고 있는 도서관. 이곳을 일반인들도 이용하고 거기에 참여할 수 있다면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경이로운 일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초등학교 학력을 가진 이가 노벨물리학상을 타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썰렁한 개가실과 취업과 고시준비로 열기에 가득 찬 열람실, 이것이 지금 우리 도서관의 모습이다. 도서관을 독서실 삼아 쌔빠지게 공부해서 밥그릇이나 움켜지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도서관의 교육기능 따위는 없을 것이다. 도서관개방이 우리가 꿈꾸는 사회로의 변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초석이 된다고 할 때 전국 모든 대학의 도서관개방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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