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시뻘건 진실로 허를 찔러도 지켜보라
[백미러] 시뻘건 진실로 허를 찔러도 지켜보라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6.11.11 2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뻘건 진실로 허를 찔러도 지켜보라

1964년, 대공지평하게 정의를 부르짖고자 하는 선배들의 담론으로 그해 11월 25일 덕성여대신문이 창간된다. 기쁨이 있었다. 환희가 있었다. 허나 숱한 위기 속에서 절망도 겪었다. 학내 민주화를 이룩하기 위해 덕성인들의 숙원이 터졌을 때 가열하게 진실의 펜날을 돌린 날도 있었다. 편집권 자유화를 쟁취하기 위해 안팎으로 목청이 부르트도록 호소했던 날도 기억한다. 그렇게 피땀과 눈물이 뒤섞인 어리고 젊었던 시절을 본지는 거칠게 헤쳐 왔다.

그리고 2006년, 마흔두 살이 되어 5백24번째 지면을 찍어낸다.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고 굵은 목소리와 튼실한 논리를 다지고 다져 사추기에 다다랐다. 사추기는 사람으로 치면 중장년층이 새로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변화를 겪는 시기를 이른다. 때문에 아프다. 쓰라리다. 외부의 경계와 그로 인한 좌절…. 이제 막 불혹을 넘긴 길목에서 기자들은 고민을 아픔으로, 아픔을 고민으로 치유하고 있다. 우리는 작금의 한계를 떨어내고 진실을 더욱 뿜어내는 본지를 향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얼마 전 학내 사람들과 취재하면서 그들에게 본사에 대한 경계심이 팽배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취재한 것을 없던 일로 해달라거나 신문 발행 전 기사를 보여 달라, 이러이러하게 기사를 써 달라 등 당황스러운 부탁을 받았다. 그런 일은 비단 그뿐만이 아니다. 취재원이 기자 앞에 보도자료를 날린 일, 아이큐가 몇이냐고 물은 일, 호통 치며 책상이 부서지도록 주먹을 친 일, 기자를 불러 한 시간 넘게 질책한 일 등 본지 역사 못지않게 눈물 나는 일의 세월 역시 길고 깊다.

괴롭고 속상했다. 하지만 이내 ‘진실’ 이 두 글자가 떠올랐다. 곧 본사의 의도를 진실로써 받아들이는 산통의 과정이리라. 캐캐묵은 서로의 오해는 진실로써 풀리리라. 진실로 말하면 진실이 통할지니 산통을 깨고 진실로써 대화함이 이 과정의 돌파구일 것임을 비로소 통감했다.

바야흐로 덕성여대신문이 터질 듯한 심장을 가슴에 품으며 쉼 없이 뛰고 있다. 42년 전통과 오천 덕성인들을 품에 새기고 현재를 직시하고 있다.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를 헛보지 않겠다. 기사 한 자마다 바름과 청춘을 수놓으며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로 덕성과 사회약자를 돌아보겠다. 거짓을 담아내지 않으니 지켜보라. 시뻘건 진실로 허를 찔러도 지켜보라. 1964년 그날의 담론을 아귀에 쥐고 비범해지리라 또 한 번 각오하며.

편집장 배현아
pearcci6@duksung.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