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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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영 기자
  • 승인 2007.03.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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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시쳇말로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부른다. 철밥통의 어원은 중국 국영기업체 직원을 지칭하는 것에서 비롯됐는데 평생을 직장에서 해고될 염려 없이 근무한다는 것이다. 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일반 회사원들은 나이 40줄만 들어서도 회사에서 눈치가 보이고, 구조조정 말만 나와도 뒷목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그에 반해 공무원은 정시 출퇴근을 하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정년까지 퇴직 걱정이 없는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받는다. 공무원의 이런 믿음직스러운 조건은 ‘사오정’이 판치는 우리사회에 ‘공무원 열풍’을 몰고 왔으며 오늘도 많은 공무원 지망생들은 고시촌이나 학원가로 향한다.
지난 15일 서울시가 ‘무능?불성실한 공무원 퇴출후보 3% 명단’을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사회의 막강했던 철밥통은 공식적으로 깨져버린 것이다. 서울시는 6급 이하 시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불량한 공무원을 직위해제하도록 하는 공무원법 65조에 근거하여 이와 같은 조치를 내렸다. 서울시의 이러한 조치에 국민들은 시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반응을 보이나 당사자인 공무원들은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 공무원들은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지고 공무원들을 길들이기 위한 제도’라며 시정을 요구하고 몇몇은 삭발까지 감행했다.
물론 이러한 서울시의 조치에 문제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일부 단체에서는 퇴출자 선정을 직원 투표에 부치려고 했다. 이러한 방법이 확산된다면 다들 업무실적과는 상관없이 동료의 인심을 얻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 입바른 소리를 하는 공무원들이나 선거 때 줄서기를 잘못한 공무원들에 대해서 보복성 인사로 흘러갈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 때문에 서울시는 불량 공무원 퇴출이란 대업과 더불어 퇴출자들의 선정에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업무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체제를 갖춰 부서 책임자의 사적 감정이 작용할 소지를 줄이는 것이 이번 개혁의 성공 열쇠이다.
정직하게 벌어서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들로서는 이번 정책이 쌍수 들어 환영할 일이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공무원들의 월급이 나온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무능하고 부정직한 공무원을 퇴출시킨다는데 누가 반대를 하랴. 우리사회에서 공무원이 직업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국민적인 평판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결과를 보더라도 공무원의 직업적 안정성에 대한 이중성은 파괴되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도 이번 조치에 반발하고 조급해하기보다는 더욱 정직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서울시의 인사개혁으로 인해 우리사회에 효율적이고 투명한 공무원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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