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문화와 눈 맞다
도서관, 문화와 눈 맞다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7.03.17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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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뭐하세요?’ 이 질문이 너무 어이없게 들릴까? 하지만 당신이 ‘책보러’, ‘공부하러’라는 대답을 한다면 경희대 중앙도서관에 한번 가보기를 권하겠다.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그 곳에서 도서관과 음악이 눈 맞았다는 귀띔과 함께. 경희대 중앙도서관이 학문의 장을 뛰어넘어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게 된 얘기를 들어보자.
커피 한 잔의 여유 그리고 음악회
경희대 중앙도서관에서 작은 음악회를 시작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매년 벚꽃이 만발하는 봄에 한번, 단풍이 짙게 든 가을에 한번 씩 음악회를 열었다.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를 즐길 때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을 선물하곤 했다. 장소는 어느 강당이 아니다. 바로 도서관 로비! 국내에서는 아마도 유일하게 원형으로 만들어진 도서관 로비에서 학생들은 말 그대로 ‘작은 음악회’를 감상한다. 경희대 중앙도서관 사서과 이용성씨는 “도서관은 학업을 위한 학술적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계를 넘어 도서관을 문화공간으로 또는 휴게공간으로써 접근해 보고 싶었다”며 ‘작은 음악회’가 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주로 출연진은 교내 음악대학 학생들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경희대 음대 교수이자 유명한 지휘자 금난새 교수와 음악대학 클라리넷 5중주팀이 공연을 해 학생들의 좋은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음악회 당일에는 팜플렛도 준비하여 클래식이 낯선 학생들에게 감상 포인트를 알려주는 등 학생들이 도서관이 아닌 음악회 무대로 착각하게끔 만든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도서관에서 음악회를 연다고 불평하는 학생들은 없다는 것이다.

지성에 감성을 더하니 좋지아니한가
경희대 중앙도서관에서 여는 문화행사는 음악회뿐만이 아니다. 1996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27회를 맞는 ‘작가 초청 독서 토론회’도 뺄 수 없다. 음악회보다는 학술적 접근의 성격이 강하지만 만나고 싶었던 작가와의 대화는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가들이 올 때 강연장은 200명 정도의 학생으로 가득찬다. 작가의 강연이 끝나고 학생들과 대화의 장이 열리면 학생들은 그동안 가졌던 질문들을 쏟아내고 도서관은 만남의 장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도마루(도서관 마루)’에서 매주 2회씩 진행되는 영화상영은 학생들에게 교내에서 영화를 즐기기에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준다. 영화 상영은 학생들로 구성된 도서관 자치위원회의 주도로 진행되는데 학생들이 신청한 영화를 상영하기도 해 반응이 좋다. 박형준 도서관 자치위원장은 “이번에 도서관 신축확정과 함께 공모전을 열었다. 그 중에 문화행사에 관련된 아이디어도 받는다. 도서관에서 계속적으로 문화생활을 넓혀주는 것이 학생들에게도 좋은 것 같다”며 문화가 어우러진 도서관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량의 장서보유, 빠른 정보서비스, 쾌적한 열람공간 등 도서관에서 이용자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많다. 도서관에서 거침없이 학문을 위해 달리는 것도 좋지만 한박자 쉼표를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엄숙해야만 할 것 같은 곳에서 음악회를 즐겨보자는 상상이 경희대 중앙도서관에서 10년 동안 계속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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