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젊음이 살아 숨 쉬는 그곳, 운니동 캠퍼스에 가다
87년 젊음이 살아 숨 쉬는 그곳, 운니동 캠퍼스에 가다
  • 박시령 기자
  • 승인 2007.04.14 2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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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캠퍼스 하면 빠지지 않는 우리대학 캠퍼스. 자연을 벗 삼아 드넓게 펼쳐진 쌍문동 캠퍼스의 봄은 아름답다. 그러나 쌍문동 캠퍼스와 어깨를 견줄만한 캠퍼스가 우리대학에 또 하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덕성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과 교육대학원, FTB(Fashion Textile Business)대학원을 비롯해 운현초등학교, 운현유치원이 자리 잡고 있는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 114번지에 위치한 운니동 캠퍼스를 지난 5일 다녀왔다.

안국역 4번 출구를 나서니 빨간 초롱이 예쁘게 늘어선 운현궁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운현궁은 조선조 제26대 임금 고종의 잠저(潛邸:왕세자와 같이 정상법통이 아닌 다른 방법이나 사정으로 임금으로 추대된 사람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던 집)였으며,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였다. 한국근대사의 유적 중에서 대원군의 정치활동의 근거지로서도 유서 깊은 곳이다. 흥선대원군의 사저였을 때 운현궁의 위치는 창덕궁과 경복궁의 중간부근으로 지금의 우리대학 평생교육원 자리에 해당된다고 한다.
운현궁의 벽돌담장과 흘끗흘끗 보이는 궁 안을 보며 잠시 걷다보면 우리대학 운니동 캠퍼스가 어느새 반갑게 서있다. 고풍스러운 출입문으로 들어서니 이내 봄볕을 받아 반짝이는 나뭇잎과 빨갛게 핀 진달래꽃이 반기는 동화 속 동산 같이 아름다운 캠퍼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잠시 멍하니 서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교육대학원과 FTB대학원 표지판이 보인다. 단독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교육대학원은 1997년 2월 이곳 운니동 캠퍼스에 설립되었다. 현재 석사과정으로 초등·중등 교육과정의 10개 전공이 개설되어 있으며 부설로 열린교육연구소를 두었다. 또한 21세기 패션산업을 주도해 나갈 전문가를 양성하는 FTB대학원은 섬유·패션산업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산업체와의 협력 및 정보교환, 세미나 개최, 위탁교육 등을 실시하여 더욱 내실 있는 패션 전문가를 키우고 있다. 

교육대학원과 FTB대학원을 나와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평생교육원 간판이 보인다. 유리문을 밀고 나오는 수강생들의 얼굴에는 화사한 봄빛웃음이 가득하다. 배움이 주는 기쁨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운니동 캠퍼스에 피어 있는 빨간 진달래꽃만큼 인상 깊은 웃음이었다. 1984년 9월 설립된 평생교육원은 학점인정과정, 독학사칼리지, 보육교사 양성과정, 전문가 양성과정 등 5개 분야의 78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수강생은 1,500여명 가량 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시계는 오후 4시 30분을 가리켰다. 어디선가 ‘와-’하고 퍼지는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하교하는 운현초등학교 학생들이 보였다. 아이들은 명랑한 웃음을 터뜨리며 즐겁게 하교하고 있었다. 1986년 3월, 전통적인 획일적 교수학습방법에서 탈피하여 어린이 중심의 학교를 목표로 개교한 운현초등학교는 독특한 학습과정으로 언론의 눈길을 끌어왔다. 한 학년 당 한 학급만 개설돼 있으며, 개별학습·소집단학습·전체학습을 조화롭게 펼치고 있다. 

운현초등학교 앞으로 마당에 벚꽃이 활짝 펴 있는 운현유치원이 보인다. 하얀 울타리가 오밀조밀 쳐져있는 유치원 마당에는 꼬마 손님을 기다리는 목마가 두 마리 서있다. 노란색 건물 안에는 알록달록 활짝 핀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그림들이 보였다. 2005년 12월 개원한 운현유치원에서 3개 학급 90명의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고 있다.
유치원 앞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아름다운 캠퍼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연인들이 보였다. 꽃샘추위가 가고 따뜻하기 그지없는 운니동 캠퍼스는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였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봄 햇살과 머리카락을 살랑대는 봄바람을 친구삼아 산책 나온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고개를 높이 드니 저 멀리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눈에 익은 건물이 보인다. 드라마 <궁>의 촬영장소로 눈길을 끌었던 건물이자 운니동 캠퍼스의 마스코트인 운현궁 양관이 당당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1907~1911년 사이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운현궁 양관은 흥선대원군의 손자인 영선군 이준용의 저택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1946년부터는 우리대학 본관으로 사용됐으며 1984년 우리대학이 지금의 쌍문동 캠퍼스로 이사 오면서 운현궁 양관은 학교법인 덕성학원의 사무처로 사용되고 있다.

부드러운 선이 아름다운 출입문을 여니, 100여년 된 건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깨끗하고 세련된 2층 건물이 감탄을 자아냈다. 카펫이 깔린 계단을 밟고 2층으로 올라가니 정면에 차미리사 선생의 초상이 반갑게 걸려있다. 현재는 법인 사무처로만 이용하고 있지만 종종 드라마 촬영장소로 대여되기도 하며, 크고 작은 학교관련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고 한다. 궁중의 근엄함과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운현궁 양관은 천장부터 문 하나까지 예사롭지 않았다.

해가 지고 있었다. 햇살을 함뿍 받아 발랄하고 명랑한 웃음을 짓던 낮의 캠퍼스는 해가 졌지만 여전히 생생하고 활기찼다. 활발하고 풋풋한 여대생의 모습 그 자체였다. 운니동 캠퍼스는 87년이라는 긴 세월 속에서도 청춘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지켜냈다. 대학 시절 이 곳에서 미래를 일궜을 덕성인들의 젊음이 느껴졌다. 생생하게 아직도 살아 숨 쉬는 덕성의 젊음을 체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바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가자. 운니동 캠퍼스 그곳으로. 
 

운니동 캠퍼스 찾아가는 길
-지하철
· 3호선 안국역(4번출구)→ 낙원상가 쪽으로 100m
· 5호선 종로3가역(5번출구)→ 안국역 4번 출구 쪽으로 300m
-버스
· 109번 종로경찰서(안국역)에서 하차, 안국역 4번 출구 쪽으로 200m
· 151, 171번 안국역에서 하차, 안국역 4번 출구 쪽으로 200m
· 162, 172, 272, 601, 1012번 창덕궁에서 하차, 낙원상가 쪽으로 15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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