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손길로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나눔의 손길로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7.05.26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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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실천이 선행되어야

편집자주
노블리스 오블리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지배층의 도덕적 의무를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특권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고 고귀한 신분일수록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즉 지도층의 솔선수범을 뜻하지요. 지금도 기업들의 자선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있는 자’들의 선행은 귀감이 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꼭 있는 자들의 선행만을 우러러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겐 ‘있는 자’가 될 것입니다.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노블리스 오블리제 의식을 갖고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다가간다면 사회는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단순히 지배층만을 뜻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닌 너와 나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통해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고자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연재하려 합니다.

너 ‘기부’ 해봤니?
희귀병에 걸린 아이, 그리고 그 가족들의 투쟁기를 보여준다. TV화면 상단에는 ARS모금 번호가 떠있다. 코가 시큰거리긴 하는데, 정말 불쌍한데 전화를 걸어 말아? 적십자에서 회비를 내라고 고지서가 날아왔다.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취지는 알겠는데, 이걸 내 말아? 한 두번쯤 흔들려봤음직한 일이다. 전화기 앞에서, 날아 온 고지서 앞에서.

2002년 아름다운 재단이 전국(제주도 제외) 만 20세 이상의 성인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기부문화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52.6%가 자선기부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한해 기부액은 일인당 평균 10만8,110원. 한해 전의 9만8,660원에 비해 9.5% 가량 증가하긴 했지만, 98년 미국의 일인당 기부액수 1,075달러(약 134만원), 96년 일본의 240달러(약 30만원)에 비교한다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또한 기부금을 내놓는 시기 또한 한때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응답자의 35.7%가 연말연시인 12월에 기부를 한다고 대답한 것. 이러한 설문조사가 보여주듯이 오늘날 우리사회 기부문화는 자선기부의 경험은 있지만 비정기적이고 일회성에 그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빈약한 개인기부 문화 풍토 속에서 개인기부율은 전체 모금액의 20%밖에 되지 않는다. 

콩이 콩을 만날 때 싹트는 온정
두레, 품앗이, 향약 등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협동과 나눔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생활해왔다.
콩 한쪽이라도 나눠먹자는 말도 우리에겐 그리 낯선 말이 아니다. 인터넷 세상 속에서 콩을 서로 나누며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해피빈’(http://happybean.naver.com)은 오늘날 개인기부문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청신호와 같다.

(주)NHN및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하는 해피빈은 기존의 일회적이고 비정기적인 모금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서로의 전문성을 합쳐 탄생한 시스템이다. 해피빈은 새로운 기부층을 확보해 나눔의 크기를 더 키우고, 시민사회단체의 경우 흩어져있던 기부활동이나 단체 관련 정보를 하나로 집합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마련한 셈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해피빈에서 해피로그라는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다. 블로그를 통해 각  단체소개와 소식을 전하고 활동을 보고하는 등 단체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현재 2,100여개의 해피로그가 운영 중이다. 그 분야도 단순히 결식아동, 독거노인을 벗어나 국제이주여성 의식개선운동과 같은 사회의식개선운동이 있으며 예술, 환경, 건강 등 다양하다.

이러한 해피로그를 통해 회원들은 관심 있는 단체를 찾아 일촌을 맺고 스크랩, 댓글을 이용해 사회단체와 소통할 수 있다. 해피빈에 등록되어 있는 해피로그는 기부결제시스템을 활용하여 기부금을 어디에 썼는지 내역을 소상하게 적어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회원들 역시 기부를 한 후에는 기부금 사용 내역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나의 기부내역 보기’를 통해 기부금영수증과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피빈은 해피로그와 회원을 더욱 친밀하게 연계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현재 대한사회복지회와 함께 하는 아기천사 아기가족 만들기, 생명의 숲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등의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단체 및 기업과 연계한 이벤트는 동영상 스크랩, 댓글 참여로 인터넷 상에서 콩을 나누어 주고 그 콩을 획득한 회원들이 관심 있는 단체에 간접 기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른바 콩기부이다.

콩은 한개에 100원으로 기부되며 기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고 기부를 낯설어 하는 회원들에게 더 친근하게 기부의 방법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렇게 해서 모인 기부금은 현금기부만 94,469,400원에 달하고 기부된 콩 수는 25,881개에 달하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 해피빈 담당 황선미씨는 “앞으로 온라인 비중을 강화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며 6월 말에 해피빈 개편이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황선미씨는 “단체들은 더 쉬운 언어로 회원들에게 다가가야 하고, 회원들은 더 많은 관심으로 단체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단체와 회원들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점차 개인기부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기업의 기부금에 비하면 턱없이 미약한 수준이다. 개인기부가 사회 전반적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기부를 받는 이들이 기부금의 투명한 운영과 그에 따른 사후보고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세금공제 혜택과 모금규제 완화 등 정부의 제도적 노력도 함께 시작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개인적 관심과 적극적 참여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던가. 기부에는 때가 없다. 주변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자. 우리의 작은 손길이 필요한 그 곳에 손을 내밀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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