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어도 일한다?
울며 겨자 먹어도 일한다?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7.06.0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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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대학생만이 Dreams Come True

  자외선 차단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짧은 옷들이 등장한 노출의 계절. 바야흐로 초여름이라 할 수 있는 6월의 중순 즈음에서 바라보니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씽긋 웃고 있다. 그러나 그 미소가 너무나 의미심장한 이유는 대학생들이 여름방학을 그저 ‘헤헤’거리며 쳐다보고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들 수확이 넘쳐나는 방학을 위하여 탄탄한 계획 세우기가 강렬해진 햇볕만큼 뜨겁다. 계획의 1순위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영어공부와 아르바이트가 차지하고 있다.
‘누구나 똑같지 뭐’라고 지나치려던 찰나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실태의 아이러니가 포착된다. 바로 돈 안 줘도 기꺼이 하겠다는 인턴십의 식지 않는 인기와 돈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뛰어들겠다는 물불 안 가리는 아르바이트 성행이 그것이다. 너무나 ‘극과 극’인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대학생들의 말 많은 여름방학을 미리 들여다보자.

인턴십,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건국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김재원(25)씨는 지난해의 여름방학 동안 수입자동차 ㄷ사의 한국지사에서 대학생 인턴사원으로 활동했다. 지인을 통해 찾아 온 인턴활동의 기회에 김씨는 “유명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다른 회사에 취업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매우 기뻐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방학이 학기의 연장으로 인식 된지 오래. 그래서 여름방학 계획표의 뿌리에는 ‘취업’에 대한 압박감이 자리 잡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취업에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여름방학 맞이 기업의 인턴사원 모집에는 수많은 대학생이 몰린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인턴 정보공유사이트 ‘씽유’ 관계자는 “인턴활동을 하면 그 회사에 취업을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력서를 장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대학생들이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턴활동이 그들에게 실습생으로의 뿌듯함을 주기도 하지만 뒷통수를 치는 일도 종종 일어나 무작정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경보를 울리고 있다. 우리대학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우는 지난해 ‘대한민국 기술대전’에서 기획 인턴으로 활동했다. 여러 기업의 참여가 돋보였던 행사였기에 ‘나의 끼와 아이디어를 쏟아 부어야지’라는 열정 충만한 포부와 함께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그 열정은 기간 내내 전시 물품을 나르는 데만 쓰였다. 현장실무를 실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던 주최 측의 설레게 했던 말이 기억나 더욱 배신감이 컸다. 교묘하게 자신의 노동을 착취한 기업의 태도에 화가 나기도 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인턴활동이 대학생들에게 당초 취지와 달리 막노동에만 그쳐버려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글이 아르바이트 관련 홈페이지에 하루에도 수 십건씩 올라온다. 취업난에 직면한 대학생들은 방학 동안의 인턴활동이 취업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여 일부 단체들의 무리한 요구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돈이라면 뭐든지 하는 암흑세계로의 초대
여름방학은 대학생들에게 취업과 학업을 위한 시간이기도 하나 다음 학기 등록금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하는 땀나는 기간이기도 하다. 여기저기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도 많다. 특히 이 시기에 대학생들은 암흑세계로의 초대 1순위의 목표 타겟으로 찍히기 십상이다. 더운 여름 땀 적게 흘리고 돈 더 벌 수 있다는 달콤함에 혹하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ㅎ대 2학년에 재학 중인 ㄱ씨는 지난해 여름 방학에 쏠쏠한 수입을 올렸다. 제약회사들이 신약을 개발하면 안전성과 효능을 실험하는 대상이 되어주는 일이었다. ㄱ씨는 “처음에는 좀 불안했지만 한 번 실험에 40만∼50만원이 수중에 떨어져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제약회사 일을 ‘마루타’ 아르바이트라고 부른다. 은밀한 실험을 진행한 회사측은 부작용에 대해서는 많은 언급을 하지 않고 그저 실험결과를 위해 대학생의 건강한 신체이용에 열을 올리기 마련이다.
대학생들을 암흑세계로 이끄는 대부분은 다단계 판매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팀 에서 “대학생 다단계판매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한 것을 보면 대학생들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었는지 알 수 있다. 대학생들이 한 번 발을 들이면 피해가 눈덩이같이 불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에서 대학생 다단계판매 피해상담을 맡고 있는 ‘안티피라미드’의 한 관계자는 “다단계판매원으로 가입을 권유하고 학자금 대출 등의 방법으로 초기사업비를 마련하게 하는 방식이 대학생 피해의 전형적인 사례이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기말고사를 지나 우리에게 찾아올 여름방학. 새내기들의 설레는 여름방학부터 예비 졸업생들의 마지막 여름방학까지 거기에는 각각의 많은 꿈이 담겨 있다. 영어공부를 해 실력을 쌓거나 인턴 활동으로 실무를 경험해 보거나 아르바이트로 땀 흘려 돈을 버는 것 모두 좋다. 그러나 반드시 따져보자. 깐깐하게 살펴보자. 나의 아름다울 수 있는 여름방학에 겨자를 먹이지는 않을지, 나에게 검은 물을 들이지는 않을지 알아보는 주의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무작정, 맹목적으로 결과에만 급급하다가는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대학생 커뮤니티 등 각종 사이트를 통한 충분한 정보 공유를 통해 ‘까다로운 변선생’보다 더 까다로운 대학생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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