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그놈의 명품, 사람이나 챙겨
[백미러] 그놈의 명품, 사람이나 챙겨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7.06.09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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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명품, 사람이나 챙겨

 

한 친구. 어느 날 1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와 대작하던 중 술을 거나하게 마신 그가 말했단다. “나 사실… 네 외모 때문엡 헤어지려고도 생각해봤어……. 살집 있는 여친이라고… 친구들이 자꾸 놀리기도 하고……. 살 좀 빼!” 그런 그는 친구에게서 지금까지 소위 명품 옷이며 명품 시계 등을 잘 받아먹고 있다.

허구헌날 명품 타령
명품 도시, 명품 소나무, 명품 휴대폰, 명품 그룹, 명품 보일러, 명품 아파트, 명품 과자, 명품 프로그램, 명품 명품 명품…. 여기저기 명품 타령이다. ‘어쩐지, 저 신발은 강남스타일이 아니라는 둥 된장녀가 어떻다는 둥 좀 잠잠하다 했다.’

예전에는 ‘진짜 명품’에만 명품이라는 단어가 붙어 희소성이 있었다면, 지금은 동네방네 명품을 떠들어대고 있어 마치 유행어처럼 들린다. 명품임을 자처하는 상품의 가치에 대한 문제를 벗어나 사방팔방 정신없이 파죽지세 임전무퇴의 자세로 명품이라고 나부대는 바람에 어느 것이 정말 좋은지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게 판단을 흐려놓았다. 물질에 대한 이분법이 이제는 하나의 문화흐름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는 것 같다.

인간관계는 C급 짝퉁이로세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다는 말이 쉬어빠진 떡마냥 먹히지도 않을 쉰소리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물질적인 것에 공들이는 것만큼 인간관계에 있어 얼마나 진지한지 물어본다. 어쨌든 나 먼저 살고 봐야겠으니 가식적이고 계산적으로 사람을 대하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이분법에 의해 사람을 가려내고 판단한 적은 없었을까. 대답은 글쎄, ‘나 사실은 그래요’라고 봐야 할 것이다.

목적전치가 제멋대로 된 세상. 아무리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이 우선시되는 것이 용납되어버린 사회라지만, 그런 ‘짝퉁 인간관계’는 결국 짝퉁친구를 만들어내고 나를 짝퉁인간으로 찍어낸다. 아니, 이미 나는 A급 B급 C급 짝퉁수준에서 어느 짝으로 분류할지 타인으로부터 평가받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섬뜩하다. 왜, 명품의 아우라보다 그럴듯한 짝퉁의 무한 양산이 더 계획적이고 통제 불능이지 않은가.

그놈의 대단하고 훌륭한 물질 타령 그만하고 사람 좀 챙기자. 부족한 자신을 감추기 위해 명품을 선호하는 방어기제는 집어치우고, 순수하고 진실한 정을 나누는 ‘명인’이 되자. 상상만으로도 우리의 모습이 꽤 괜찮지 않은가.

편집장 배현아
pearcci6@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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