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의 아해가 수강신청하러오오.
(화면은 이미 꽉 찬 과목이 적당하오)
제1의아해가튕긴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튕긴다고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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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의아해도튕긴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튕긴다고그리오.
지난주를 뜨겁게 달구었던 수강신청을 돌아보니 ‘新 오감도’가 따로 없었습니다. 이상 선생의 시와는 전혀 무관한 우리 ‘덕대생 아해들’만의
상황이었지만 말입니다. 수강신청대란 이것은 우리의 공포 심리를 어느 공포영화보다도 강하게 자극했습니다.
2학년 경영학도와 회계학도들의
빗발치는 요구와 반발에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월요일이 지나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누가 알았을까요.
화요일오전 수강신청 사이트가 미리 열리는 비상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이 상황때문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쉴 틈
없이 ‘New’가 떴습니다. ‘닥리사(닥치고 리셋 사수)’를 외치는 학우들과 ‘리셋이 웬말’이냐는 학우들의 소리없는 아우성. 오후가 되어 학교
측의 공식 사과문이 올라왔지만 학우들의 화를 식히기에는 이미 늦은 듯 했습니다.
정확히9시에로그인을해도튕긴제1의아해,
결국은전공과목을놓친제2의아해, 황당한사이트오류로시간표가엉킨제13의아해까지…. 올해도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가듯 벌어진 수강신청 대란은 많은
‘덕대생 아해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습니다.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눈이 뻘개진 얘기, 등록금 내고도 전공필수과목을 못 듣는 서러움에
상처 입었다는 씁쓸한 얘기들이 하나하나 게시판에 펼쳐집니다.
아! 오늘은 2학기 첫 시작을 내딛는 날입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시간표
때문에 애태울까 걱정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과거 어린 시절 새학기를 준비하면서 설레던 마음을 잊은 지 오래입니다. 우리 덕대생 아해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속 썩이는 수강신청이 되살아나지 않는 것입니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9월 정정기간에는 新 오감도 속 덕대생 아해들의 묵은 한을 풀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