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에서 나를 만나다 - 웹툰작가 서나래(25세)씨
세상속에서 나를 만나다 - 웹툰작가 서나래(25세)씨
  • 김미정 기자
  • 승인 2007.09.08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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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하건데 이 사람은 만화만큼이나 유쾌한 사람일 것이다. 답변 하나하나에 진지함과 ‘낢’ 특유의 재치가 느껴진다. 연세대 생활디자인학과에 재학중인 서나래씨는 25살이라는 나이답지 않게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로 웹툰 연재를 하고 몇 달전에는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 뽑혀 작품이 애니메이션화 되기도 하였다. 또한 자신의 분신격인 ‘낢’캐릭터가 다이어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녀에게 ‘낢’과 ‘낢’의 가족들이 가지는 의미를 물어보니 “분신 같은 느낌이에요. 가족들도 모두 좋아 하고요. 제 만화는 거의 모든 소재가 직접 겪었던 일이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녀의 만화 ‘낢이 사는 이야기’의 가장 큰 특징은 ‘낢’과 ‘낢’의 가족들이 실제 서나래씨와 그녀의 가족들인데다, 이야기도 실제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서나래씨는 “진짜 웃기는 일이 있는데 가족들, 친구들 혹은 저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도저히 만화로 공개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 것이 좀 안타깝지 아직까지 소재가 없어서 힘든 일은 없었어요”라며 소재 때문에 고민한 적은 없다고 했다.

천상 만화가에 틀림없이 예체능계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녀는 인문계 학생이었다. 처음 만화를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을 때에는 친구들에게 보여준다는 느낌으로 미니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올렸었다.

“미술은 따로 공부해 본 적 없어요. 그냥 야자시간에 공책에 끄적거린 것을 반 친구들과 돌려보는 정도였어요.” 그렇지만 스크랩수가 올라가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만화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결국 그녀는 2004년 7월 1일 지금의 홈페이지(www.narm.co.kr)에 2004년 5월부터 약 두달간 그렸던 만화를 모아 오픈하였다.

 

만화를 업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업이 될 줄은 몰랐다는 그녀는 어떤 것을 하며 먹고 살면 좋을지에 대해 한창 고민하던 시기에 웹툰 일을 하면서 디자인, 경영 전공수업을 들어 보았다고 했다.

서나래씨는 “이상하게 다른 분야들은 하면 할수록 ‘이건 내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며 만화는 계속 할수록 이 일을 하면서 먹고 살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생활과 동시에 주1회 연재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을까.

“그럼에도 계속 연재를 하는 이유는 학교 생활보다 웹툰 연재가 저에게 의미가 크기 때문”이라는 서나래씨는 ‘계속 연재를 하는 이유’보다는 ‘계속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가 자기에게는 더 고민이었다고 한다.

자퇴를 하겠다고 졸랐지만 부모님께서 취업을 하지 않아도 좋고 학점이 좋지 않아도 좋으니 졸업만 하라고 때문에 어떻게든 졸업만 하려고 했다. 사실 서나래씨는 1년 반동안 휴학을 하고 1년간 디자인 회사에 근무했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서나래씨는 “일단 졸업은 하려고요”라는 간단한 말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웹툰은 워낙 무료라는 인식이 높은 컨텐츠였고 우리나라에서 만화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분들에겐 그런 인식이 없는데 나이드신 분은 확실히 만화를 우습게 보는 시선이 있어요. ‘너는 만화가고 우리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니 무료로 연재를 해라’ 하는 식이죠. 우리나라에선 창작물에 대한 개념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일반 포털에서 주는 고료도 적다. 서나래씨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광고 카툰이나 기업 외주 카툰 같이 부수적인 일을 할때가 있어요”라고했다. 하지만 서나래씨는 부수적인 일들은 최대한 하지 않고 고료로만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대학생 직업 선호도 1순위가 공무원이라고 한다. 모두가 명문대를 열망하고 취직에 도움이 되는 전공을 원하는 요즘, ‘꿈을 잃은’ 대학생들에게 서나래씨의 한 마디가 와닿는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저와 같이 미술을 따로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었으니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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