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정글에도 신뢰는 있다
[백미러]정글에도 신뢰는 있다
  • 박시령 기자
  • 승인 2007.09.08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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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정글이다.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호시탐탐 상대를 노린다. 상대가 공격할 때 까지 기다렸다가 맞수를 두느냐, 선제공격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드디어 둘이 붙었다. 이젠 죽기 아님 까무러치기다. 누가 먼저 쓰러져야 이 싸움은 끝난다. 뜨거운 여름햇볕에 살갗은 새까맣게 타고 정글 싸움터가 된 대한민국의 속도 새까맣게 타 들어간다.

온 나라가 치고받고 싸우고 있다. 청와대는 기어이 한나라당을 고소했다. 청와대의 선제공격이 너무 강했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국세청, 국정원의 이명박 후보 조사의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해 방문조사를 실시하려고 했다며 이명박 대선 후보 및 당직자들을 의심하여 명예훼손 고소장을 제출키로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한나라당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은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극치이며 세계적인 코미디’라고 맞대응했다.

정치판 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 오전 탈레반에 납치됐던 19명의 인질이 무사히 풀려나 인천공항 입국장에 나타나자 한 시민이 그들을 향해 날계란 공격을 시도하려다 제지당했다.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는 탈레반 인질들이 면세점 쇼핑을 했다며 온갖 추측을 앞세워 공격하고 있다. 탈레반 인질납치 사태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정부와 교회가 아들을 죽게 했다며  더 이상 누구도 믿을 수 없다며 소송 하겠다고 밝혔다.

수강신청 대란을 겪은 캠퍼스도 어느새 정글이 되어버렸다. 수강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이 선제공격을 한다. 학교는 반성해라, 등록금 받고 이것밖에 못하냐. 이래서 학생이 믿고 대학에 다닐 수 있겠냐고 외친다. 심지어 편입하겠다는 협박 공격도 등장한다.

대한민국이 정글이 돼버렸다. 연일 네 편, 내 편 가르며 상대를 공격하기에 급급하고, 하루 종일 따져도 모자를 옳고 그름 따지기는 끝이 없다. 내가 피해를 본 만큼 상대도 피해를 받아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가 마치 그럴 듯하게 포장돼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된다. 이런 해괴망측한 일들은 전부 사람간의 ‘믿음 없음’에 기인한다. 나 외에 그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된 이 사회의 이상한 단면이다. 믿음, 사람을 믿는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내가 남을 못 믿으면 그도 날 믿어주지 않는다. 심지어 정글에도 신뢰의 규칙은 있는 법이다. 내 옆에 있는 이의 말을 한 번 귀 기울여 들어보자. 그를 믿자.  

편집장 박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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