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대학과 지역사회, 담을 쌓는가, 허무는가.
[캠퍼스+] 대학과 지역사회, 담을 쌓는가, 허무는가.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7.09.29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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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정문의 담을 허무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오픈캠퍼스’ 열풍이 시작된 것이다. 오픈캠퍼스는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학교를 문화공간으로 이용하고 쉼터로 사용한다는 기본적인 의미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지역 학생들과 영세민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 독서교실과 같이 특별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와 대학 간의 유착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프로그램이 더해졌다. 하지만 정작 대학의 담 허물기가 시작되자 지역사회와 대학의 친근감을 높이는 효과의 이면에 숨어있는 문제가 드러났다. 지역주민들의 무분별한 캠퍼스 이용과 쓰레기투기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보는 대학이 생겼다.


가장 먼저 ‘오픈캠퍼스’를 실행한 한국외대의 경우 현재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2001년 서울시에서 사업비를 지원받아 시작한 담 허물기 사업은 지역주민들에게 열린 캠퍼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녹지조성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노렸다. 담 허물기 사업이 추진되자마자 신분증을 맞기고 열람증을 배부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도서관 이용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주민의 학교 내부시설 사용에 크게 제한을 두지 않았다.

물론 이 방침에는 “학교는 학생이 우선이다”라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외대 측은 학교 개방 전부터 꾸준히 학교 주변의 아파트단지 부녀회장과 학교 관계자간의 회의를 거쳐 고성방가 및 쓰레기 투기를 막아왔다. 하지만 논의 후에도 “시험기간 1주일 전까지 일반 주민들을 받기 때문에 시험기간에 정작 대학생들이 공부할 공간이 없다”는 학생들의 불만은 계속 되어왔다. 이에 외대의 이소영 총무담당자는 “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절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대처럼 도서관까지 개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 외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도서관을 개방하되 참고도서실이나 자료열람실만 지역주민임을 확인하고 이용이 가능하다. 고려대의 경우 학교내부의 이동 및 편의시설(식음료점)의 경우에는 제한이 없지만 도서관의 경우 본교학생과 본교출신 졸업생에 한해서만 이용하게 했다.

중앙대 역시 일반인을 대상으로 캠퍼스개방을 하되 제한을 두었다. 중앙대의 이일구 도서관 정보이용 팀장은 “도서관으로 들어오는 입구 쪽이나 자유열람실을 사용하는 곳에는 학생증이 있어야만 들어올 수 있게 하였다. 원칙적으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일반인 개방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몰래 들어오는 이용자들을 하나하나 모두 막을 수 없어 학생들이 종종 불만을 가지는 것 같다”며 외부인 교내 개방의 단점을 꼬집었다.


서울 내의 대학이 이렇게 지역사회 주민들의 이용과, 학생들의 편의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을 때 지방대학의 경우에는 오히려 ‘지역 속의 열린대학’을 표방하며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늘려가고 있다. 대전에 위치한 목원대는 캠퍼스를 전면으로 개방하며 조각공원, 갤러리, 박물관, 콘서트홀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또 계명대의 경우에는 담장개방 뿐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도서관개방, 문화강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방에 위치한 대학들이 단순히 학생들의 학문의 공간으로서만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 지역 주민들의 문화공간의 역할까지도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적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의 캠퍼스개방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우리대학의 경우 여대의 특성상  남자 외부인 출입 시 월~금요일까지 용무를 확인하고 모두 체크한다. 그 외에 동네주민들은 학과시간이 끝나고 난 후와 주말에 한해 학내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유열람실의 경우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일절 개방하지 않고 있다.

 

지난 학기 일어났던 동아리방 노숙자 및 도난 문제를 이야기 하자 주하나 동아리연합회회장은 “학교 앞에 중,고등학교가 생기고 난 후에 종종 도난문제가 발생한다. CCTV와 자물쇠를 설치한 후 도난사고는 많이 줄었지만, 오히려 동아리 특유의 열린 분위기가 줄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과의 오봉창씨는 “지역사회와의 이해관계를 생각해 볼 때 대학의 캠퍼스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 부분에서는 특별히 집중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총무과측은 CCTV가 아직 설치되지 않은 학관 3,4층 복도와 지하에도 카메라를 설치하여 캠퍼스 개방에 따르는 각종 도난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오픈캠퍼스’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다. 하지만 캠퍼스개방이 좋은 효과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캠퍼스개방으로 인해 정작 학교의 주인이 되어야할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면, 지속적으로 학교 측에서 그에 합당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개방은 학생들 뿐 아니라 학교시설을 이용하기위해 들어오는 지역주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각 학교가 위치한 지역과 대학의 규모에 맞는 적합한 개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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