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직장을 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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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7.09.29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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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100만 시대, 끝나지 않을 공무원 열풍

 

기나긴 추석이 끝났다. 명절에도 집에서 마음 편히 있지 못하고 추석연휴 내내 온 가족들의 따가운 질문을 받아낸 사람이 있으니 바로 취업준비생들이다. '넌 아직까지 놀고 있니?', '졸업은 언제 하니?' 라는 무심한 질문이 취업준비생의 마음을 후비고 있다.

청년실업인구 100만 시대는 더 이상 낯선 문구가 아니다. 취업의 문은 어찌나 좁고도 좋은지 요즘 대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취업'이다. 무한경쟁시대인 오늘날, 대학생들은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스펙을 쌓기 위해 달려야만 한다. 달리는 자만이 승리한다는 묘한 주문을 외운 채.

 

능-자격증시험-고시, 우리는 공부 중

12년 동안 쉼 없이 수능을 위해 달려 온 20살, 새내기들은 대학생이 됐음에도 공부의 덫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나'라는 구체적인 진로탐색의 시간을 갖지 못한 대학생들은 무수히 쏟아지는 자격증 시험에 허덕이다 취업을 준비해야 할 고학년이 되면 공시, 고시를 선택하게 된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취업 준비생은 19만6000명으로 취업준비생 전체의 36.9%에 달했다.

여기에 교원임용을 준비 중인 청년층과 고시와 전문직 준비생까지 감안하면 공무원 준비에 매달리는 취업 준비생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즉, 취업준비생의 2명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격이다.

 

   
▲ 공무원 열풍으로 고시학원은 열기로 가득차다

 

일자리 선택 시 안정성이 최우선

이렇게 취업준비생의 대다수가 공시․ 고시를 지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무원이란 직업이 갖는 안정성 때문이다. 97년 IMF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새로운 노동자를 받아들일 일자리도 대폭 줄었다. 기업은 좀 더 값싼 노동력으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줄어든 일자리와 불안하기만 한 직장은 취업준비생들이 취업을 할 때 일 순위로 직업의 안정성을 꼽게 만들었다. 특히 여성 취업생이 공무원에 몰리는 까닭도 바로 이것이다. 여성의 일자리는 남성에 비해 현저히 취약한 편이다.

또한 여성들이 사기업에 취업할 경우 결혼과 출산 등으로 차별 받을 수 있고 일에 대한 성과를 온전히 평가 받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공무원에 더욱 끌릴 수밖에 없다.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우리대학 ㄱ학우는 “준비하는 과정과 경쟁률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있지만 취업에 있어 경쟁률은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며 “공무원 시험은 준비만 잘한다면 자신이 한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험이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삶의 가치를 찾아나서야 할 때

오늘날 국내 직업 수는 만여 개에 달하고 있다. 다양한 직업 층에 비해 취업준비생의 절반 이상이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은 의아스럽다. 우리대학 김종길(사회학) 교수는 “공무원 시험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모든 이들이 피 터지는 경쟁률 앞에 서있는 격”이라며 “막연히 시험을 준비하려는 학생들도 많아 중간에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다. 학생들을 상담할 때 오히려 다른 길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준비를 일자리를 구하는 쉬운 통로로 여기거나 구체적인 계획 없이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투철한 고민 없이 우후죽순 공무원 시험에 달려드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채 발휘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일을 발생 시킨다. 김 교수는 “신기류만을 쫓지 말고 스스로의 능력과 역량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어, 영어, 국사, 행정학…. 도서관 불을 가장 먼저 밝히고 밤늦도록 열심인 사람들. 오늘도 100:1이 넘는 경쟁률을 넘어 공무원이 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험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삶의 모습은 여러 가지일진대 우리 사회는 한 가지의 삶만이 존재하고 있다.

나의 삶과 비전을 모색하는데 열과 성을 쏟아야 할 젊은이들이 시류에 휩쓸려 공무원 시험에 열심인 모습은 오히려 씁쓸하기만 하다. 혹시 공무원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 있다면 잠시 내가 왜 공무원이 되려 하는가 고민해보자. 삶의 가치는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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