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심장박동을 느끼다
청춘의 심장박동을 느끼다
  • 오정연 (씨네21 기자)
  • 승인 2007.10.27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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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 멕시코


 

 

 

 

 

 

 

 


감독 :  알폰소 쿠아론
출연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삼바와 정열의 대륙 라틴 아메리카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미국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지역이다. 할리우드의 재기 넘치는 감독과 배우, 스탭의 상당수 역시 이 지역에서 공수된다. 그 중에서도 멕시코는 엠마뉘엘 루베즈키, 로드리고 프리에토 등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촬영감독 대부분을 배출했다. 이들 촬영감독은 알폰소 쿠아론(<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칠드런 오브 맨> 등),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21그램> <바벨>) 등 같은 멕시코 출신 감독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에서 2000년과 2002년에 각각 개봉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던 <아모레스 페로스>와 <이투마마>는 이냐리투와 프리에토, 쿠아론과 루베즈키 커플의 영화들이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나쁜 교육>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등 모국의 청춘 배우를 동원하여 할리우드에게 젊은 피를 수혈한 공적도 높지만, 동시대의 전세계 관객에게 자국의 현실을 지극히 대중적이며 젊은 감각으로 알리는 기회로 삼았다는 점에서도 의미심장하다.


어떻게 하면 원나잇 스탠드를 성공할 것인가에 골몰한 멕시코의 평범한 두 청춘, 테녹과 훌리오의 기이한 여행길을 뒤쫓는 <이투마마>는 단지 이들의 왕성한 혈기를 내세운 한바탕 성장코미디가 아님을 설명하기 위한 서론이 너무 길었다. “너의 엄마와도 잤다”는 의미의 제목을 가진 영화답게, 터질 듯 열정적인 촬영과 종횡무진하는 대사와 내러티브로 섬세한 성장의 결을 탐사하는 <이투마마>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멕시코의 오늘’을 향한 감독의 사려깊은 시선.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 방학을 맞이한 테녹과 훌리오가 테녹 외사촌의 부인 루이자와 함께 ‘천국의 입’이란 환상적인 해변을 찾아가는 그 길에는 멕시코의 현재가 펼쳐진다. 검문을 벌이는 경찰과 가난한 농가의 할머니 등을 스쳐 이들이 당도한 곳은 지상낙원을 닮았지만, 4대째 어부집안이었던 가족들이 대형관광호텔의 건립을 위해 터전을 옮겨야 하는 상황. 각각의 캐릭터와 멕시코사회에 대해 촌평하는 전지적 시점의 내레이션이 수시로 끼어들면서, 단 한번도 근엄해지는 법이 없는 <이투마마>는 풍요와 빈곤, 계층의 격차가 공존하는 라틴 아메리카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청춘의 심장박동을 담은 듯한 핸드헬드(hand-held)로 고국의 자연과 청춘을 정성들여 묘사한 루베즈키의 카메라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그가 할리우드에서 보여주고 있는 안정감보다는 본능적이고 젊은 치기에 의존한 촬영이 매력적이다. 자국에서는 멕시코영화의 오프닝 기록을 경신했고, 미국에서는 제작비의 두배가 넘는 수익과 평단의 찬사를 동시에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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