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솜길] 사람을 위한 위대한 뒤치다꺼리
[다솜길] 사람을 위한 위대한 뒤치다꺼리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8.03.0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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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전담변호인 신윤주(국문 93)동문과의 만남

 

> 사람을 위한 위대한 뒤치다꺼리

 


 

김민지(이하 김): 어떻게 변호사의 길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신윤주(이하 신):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한 기회에 가난한 집의 살림살이를 도맡아하느라 숙제를 못해온 반 친구의 변론을 하게 되었어요. 선생님께서 '누군가 이 친구가 숙제를 하지 못하는 타당한 이유를 들어 변론을 해주면 이 친구를 용서해주겠다'고 하셔서 그 친구가 숙제를 계속 해오지 못하는 이유를 이야기했었거든요.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실상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그 속에 감추어진 사실을 꺼내 말하고, 진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요. 그 매력을 알고 나서 막연히 법률가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어요.

 

 

김: 재학시절 법학을 공부하신 것이 아니라 사법시험 준비가 힘드셨을 것 같아요.

 

신: 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한다는 말에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법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처음에는 사법고시 모의시험에서 30점대가 나왔지요. 어떤 사법시험대비학원도 저를 받아주려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매일 학원에 찾아가서 원장님께 이야기를 드렸어요. 겨우 들어간 학원에서 스터디그룹에 들어가려는데 저는 멤버들에게 나눠줄 만한 지식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성실함’으로 승부했지요. 스터디그룹에 있는 2년 동안 저 혼자 나온 날도 있을 정도로 한 번도 빠지지 않았어요. 그렇게 공부하니 처음에는 30점에서 있던 점수가 7월 중엔 70점대로 11월 모의고사에는 90점대까지 뛰었어요. 거기에 운도 따라주어 다음 해에 1차 시험에 합격했지요.

   

 

 

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보는 변호사들의 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변호사'라는 직업에 환상을 가지는데요. 동문님께 변호사는 어떤 직업인가요?

 

신: 극단적으로 나쁘게 이야기하면 '남의 뒤치다꺼리하는 직업'이에요. 하지만 '뒤치다꺼리'라는 단어를 쉽게 보아서는 안 되죠. 이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어요. 변호사는 피고인이 말하는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법적주장을 하여 피고인을 보호하고 변호하죠. 가끔은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사람을 위해서라는 목적 자체를 생각하면 일 자체가 즐거워져요.

 

김: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가장 보람 있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신: 억울한 일을 겪어도 처음에는 피고인이 혼자이다 보니 진술과정에서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럴 경우엔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을 내리게 되는데, 보통 일심에서 유죄판결이 난 사건의 경우 항소심에서 무죄가 날 확률이 거의 없거든요. 하지만 그런 상황을 뒤집을 때가 있었어요. 사건이 무죄로 해결 됐다는 것도 기뻤지만 피고인과 가족 분들이 너무 행복해 하시면서 재판부에게 신뢰를 보여주셔서 더욱 행복했죠. 저는 더디고 느리게 진행되더라도 사람들이 재판부 그리고 우리 법에 신뢰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믿음이 담보가 되어야 행여 유죄판결이 나더라도 최선을 다했다고 피고인과 악수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변호사를 하기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어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신: '가장'이라면 한 가지를 꼭 집어 말하는 것이 좋겠지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열정'이라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무기력함과 내 안에 살아있는 것이 없는것 같은 허무함만 가지고는 이곳에 서있을 수 없어요. 저는 법을 공부하면서 내 안에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에너지와 희열을 느꼈었어요. 그냥 이 순간,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했지요. 그건 지금도 그렇고요. 변호사가 되고 싶다면 법률에 대한 신뢰와 넘치는 '열정'을 가지셔야 해요.

 


김: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신: 저는 대학생활을 굉장히 힘들게 보냈어요. 그 것은 두 번이나 수험에 실패해 제가, 하고 싶었던 법학 공부를 바로 하지 못했던 것에도 원인이 있었지요. 그 패배감은 저를 한없이 우울하게 했었어요. 하지만 좋은 동기와 선배를 통해 학교에 애정을 가지게 되었고 이 전의 시간들은 저를 여기까지 끌어올려준 힘이 되었지요.

지금 이제 졸업한 선배로서 저는 후배들에게 '여러분을 믿습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대학생활을 포함해 지금 이 시간이 여러분에게 많이 힘들고 절망적일 수 있겠지만 그 시간을 잊지 않고 지낸다면 후에 그 시간을 바탕으로, 내 모든 걸 내가 원하는 것에 바칠 수 있게 될 거예요. 그 순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의심한 적이 없기에 여러분을 믿고 지켜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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