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데이트, 우리들의 ‘아까운’시간?
[문화기획] 데이트, 우리들의 ‘아까운’시간?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8.03.29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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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아닌 소득 될 수 있는 데이트 문화 필요해

 

대학생 10명 중에 적어도 2명은 현재 ‘연애 중’이다. 머리 위에 연애 중이라고 푯말을 걸어 놓은 것도 아닌데 화색이 도는 그들의 얼굴은 언제나 눈에 띈다. 하지만 딱 3개월이 지나니, 마치 3개월짜리 콩깍지에서 이제야 눈을 뜬 것처럼 조금씩 안 좋은 면이 보인다. 티격태격 다툼이 늘어나고 연락횟수도 현저히 줄어든다. 이 때 그들의 연애수명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데이트’다. 계속 돈만 쓰고, 시간이 아까운 데이트로 수명을 확확 줄일 것인가, 아니면 이야깃거리가 두 배로 늘어나는 효과적인 데이트를 하느냐. 그들 손에 달려있다.

몸에 익은 소비성 데이트


2년 연애경력의 성균관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정씨는 요즘 데이트에 심히 회의를 느끼고 있다. 처음에는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다 지나갔는데 이제는 시간을 때울 ‘거리’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밖에만 나가면 지갑에서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교내커플이다 보니 거의 매일 만나게 되는데 영화보고 밥 먹고 커피마시고, 이렇게 지출하는 돈이 생각보다 많아서 아르바이트 월급의 반 이상을 쓸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소비지수는 어느 정도나 될까?


지난 2002년 국민은행 연구소가 우리나라 20대 직장인과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대의 소비·금융 행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월 소득 대비 소비지출비용은 86.8%로 미국(66%)과 일본(72%)에 비해 크게 높다. 한 대학의 조사결과(학부생 300명 대상), 한 달 평균 수입이 주로 20~40만원에 평균 지출 또한 20~40만원이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본다면 대학생의 소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소비뿐인 데이트가 나오게 된 제 1의 원인은 바로 ‘돈 필요 없는 장소의 부재’이다. 대학생은 돈 쓸 곳이 많다. 눈에 보이는 물건을 사는 것도 있지만 ‘장소’와 같은 공간도 그들에게는 값으로 매겨져 부담이 되기 때문에 시간 때우기도 쉽지가 않다. 이런 환경은 곧 대학생에게 ‘장소=돈’이라는 생각을 흡착시켜버렸다. 이런 현상은 색다른 데이트 공간을 찾아 헤메는 대학생 연인 사이에서는 더 심해진다.


영화 한 편을 보는데 적어도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1인당 8,000원짜리 영화를 한 시간 반 정도 본다고 하면 우리는 1분에 90원 정도를 꼬박 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대의 20대에게 문화는 자신에게 하는 투자나 다름없기 때문에 문화생활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 만남마다 반복되는 ‘영화보기’는 이미 문화생활의 개념을 넘어선, 돈쓰기에 불과하다. 서경대에 재학 중인 채씨는 “남자친구가 생기고 나서 그 한 달 동안 개봉했던 영화를 전부 다 봤다. 비디오용이라고 생각했던 영화까지 몽땅 영화관에서 보고나니 돈 아깝다는 생각만 남았다”고 말했다.

 

원인을 알면 해답이 보인다


그렇다면 시간도 벌고, 소비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데이트를 하는 커플은 없을까? 물론 있다. 한성대에 재학 중인 백씨에겐 요즘 데이트에 즐거움이 하나 더 생겼다. 매일 식상하게 하는 영화보기, 외식하기가 아닌 다른 데이트를 찾은 것이다. 백씨는 “둘 다 학생인 만큼 돈 적게 드는 데이트를 하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다 보니 좋은 활동을 하는 클럽들이 많았다. 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을 내고 피아노공연을 보기도하고, 와인파티에 가기도하고 시간이 맞으면 주말에 봉사활동도 가고 있다.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이야깃거리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제는 평일에 데이트에서도 다음에는 어떤 클럽활동에 참여할지 이야기하고, 새로운 것을 찾기 바쁘다.


조지혜(문헌정보 2)학우는 “정보화 사회이니만큼 데이트에도 정보가 필수인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아는 만큼 더 좋은 곳을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을 이용한 데이트장소물색을 추천했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는 다양한 절약형 데이트코스와, 싼 값의 맛 집 그리고 쉽게 접할 수 없는 활동을 동아리처럼 모아 활동하는 클럽들이 많이 있다.


계절 스포츠인 수상레포츠나 스키처럼 외부활동이 자주 이루어지는 클럽의 경우 비용을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 대부분 단체신청으로 싼 값에 기본적인 기술을 모두 배울 수 있는 코스를 마련하고 있다. 외부활동이 부담된다면 퍼즐, 큐브클럽 같이 가볍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클럽 모임도 좋다. 공부하는 커플을 위해서는 세미나 혹은 스터디 클럽에, 악기에 취미를 가진 커플이라면 정기연주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의미 있는 데이트를 즐길 수도 있다.


대학생은 갈 곳이 없다. 버는 돈은 한정되어있고 그 안에서 해결해야 될 일은 넘쳐난다. 그렇다고 연애를 포기할 수도, 연애에 드는 돈 때문에 나머지 일을 멈출 수도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더욱 현명하게 내 연애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그냥저냥 흘러가는 데이트가 아닌 준비 된 데이트가 연애수명은 길게, 주머니 사정은 가볍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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