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4년 1460일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사설] 대학 4년 1460일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 사설위원
  • 승인 2008.04.14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은 인류가 축적한 지식을 전수하고 아울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이다. 지식을 전수하되 창조적으로 하는 것이 대학이 그 밖의 교육기관과 다른 점이고 또한 그 존재 이유이다. 원래 대학의 이념 속에는 학생도 새로운 지식의 개발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전제가 포함되어 있다.

1460일 간의 대학생활은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자 결정적인 시기이다. 졸업 후 취업을 하거나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의 인생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준비를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 시절의 한 시간은 다른 시기의 몇 년에 해당될 수도 있는 시간임을 경험자들은 알고 있다. 이에 신입생들에게 몇 가지 격려와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

첫째, 캠퍼스 생활은 일생을 지속시켜나갈 우정을 키우는데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다. 그런데 한 학과에서 상하급생이 서로 모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같은 과 같은 학번에서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보인다. 학생시절에는 1학년과 4학년이 멀어 보이지만 졸업 후에는 그리 큰 차이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우정을 키워나가는 방법은 학과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MT나 답사여행을 떠나는 것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둘째, 어느 젊은이가 현명한지 아닌지는 그가 어떻게 시간을 쓰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는 않는지(방일放逸), 해야 할 일을 안하는지 (나태懶怠), 배운 것을 실천하는데 게으르지 않는지(해태懈怠) 자주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기 바란다.

셋째, 대학은 직업교육기관이 아니라 개개인의 전인적 발달을 도모하는 곳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환기 해야겠다. 자주 거론되는 하버드 대학의 로스쿨은 학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진학한다. MBA의 경우에도 학부에서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한 학생은 20%정도에 불과하고 대부분 인문학을 철저히 이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사철(文·史·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은 그 성격상 인간의 타고난 기질을 변화시키는데 가장 적합한 학문이다. 즉, 인생의 목표를 순화시키고, 겸손, 인간애, 유머감각 등을 익히며 요컨대 나 자신을 발견하게 해준다. 이런 덕목들은 특정 전공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교육받은 자’에게 공통적인 자질이다.

철학이 인류의 최고 지성인들이 거쳐간 사고의 역사라고 볼 때, 수학적, 자연과학적 사고의 진화도 빠뜨릴 수 없다. 우리가 말하는 인문학적 지식이란 이 시대 최고의 지식에 비추어 인간과 사회, 자연의 본질에 관한 이해를 의미한다.

교육의 본질은 물고기를 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데에 있다. 지식의 폐기 속도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빨라진 오늘날 학생들은 새로운 지식을 스스로 획득할 수 있는 방법론을 배우는데 특히 유념해 줄 것을 당부한다.

1460일 간 여러분이 무언가를 간절히 추구할 때 온 우주는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캠퍼스에 만개한 봄꽃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