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나의 미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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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8.04.14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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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힘쓸 勞(노)

 


공모전, 인턴십 급증 … 취업난 속 돌파구 혹은 신기루

치열하고 초조하고 서러운 길이 있다. 바로 대학생들의 취업길이다. 한 매체에서 대학생 1,0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들이 일평균 취업준비에 투자하는 시간은 3시간 59분으로 학업에 쓰는 1시간 7분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통계자료는 현재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얼마나 힘쓰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어디에 힘쓰고 있을까? 연세대 이윤선(신문방송 4) 학생은 “지난해 ‘LG 글로벌 챌린저’를 준비하느라 매우 바쁘게 지냈다. 비록 입상하지 못했지만 나의 잠재된 능력을 찾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1,610건의 공모전이 열렸으며  제일기획ㆍ대홍기획 등 유명 광고회사가 진행하는 공모전은 경쟁률만 500대1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들은 이제 앉아서 취업준비를 하기보다는 발로 뛰는 취업준비에 힘쓰고 있다.

놓칠 수 없는 공모전과 인턴십


공모전은 최근 몇 년 전부터 대학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기업에게는 대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다수의 선호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참가자에게는 자기계발은 물론 취업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공모전은 그 형식과 성격 또한 다양하다. 아모레퍼시픽의 ‘AP 뷰티 크리에이터 리그’는 마케팅 공모전으로 올해 4회째를 맞는다. 팀을 구성하고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우수팀을 선정해 아모레퍼시픽 해외 지사 견학 및 선진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최우수상과 우수상 수상자 4팀에게는 인턴십 기회와 입사지원 시 가산점도 주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 공모전을 담당하는 아모레 퍼시픽 최정호 씨는 “이번 공모전 주제에는 신제품 아이디어 및 사업아이템 제안이 많다. 매회 대학생들의 아이디어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을 애타게 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기업의 문화를 배우고 실무를 경험해 보는 인턴십이 그것이다. 최근 취업 포털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중 42.3%가 기업 인턴십 참가자에게 서류전형 시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한다고 답했다. 각 대학들도 취업을 준비하는 예비 졸업생들이 인턴십에 참가할 것을 적극 장려하거나 직접 자리를 찾아주기도 한다. 특히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인턴십을 운영하는 일부 외국계 기업은 인턴채용이 웬만한 공채보다 어렵다.


대학생들이 이처럼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공모전과 인턴십에 열광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 당장보다도 장기적 미래를 위한 ‘노동’으로서 두 활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을 벌고 싶거나 상금이 받고 싶어서 인턴십과 공모전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 문화를 경험함으로써 적응력을 높이고 기업이 원하는 요구(needs)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황금 같은 시간을 기꺼이 ‘올인’하는 것일지 모른다.


좋다고 많이 먹었다가 탈날라

공모전과 인턴십. 두 마리 토끼만 잡으면 취업길은 문제 없을 것 같기에 캠퍼스에는 관련 현수막이 한 가득이다. 그러나 좋은 약도 많이 먹으면 탈나기 마련인 법. 우후죽순 생겨나는 공모전, 속 빈 강정 같은 인턴십은 대학생들의 취업준비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공모전의 경우 신생 공모전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질적인 문제와 함께 1회성 이벤트 식의 행사로만 남아 ‘대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흐리고 있다. 또한 대학생의 출품작에 대한 저작권을 악용하거나 인턴십의 경우는 실질적 업무가 아닌 심부름 정도의 보조에 그치는 등의 부정적 측면들이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대학생은 자신의 전공 또는 취업하려는 직종과 아무 연관이 없는 공모전에까지 무분별하게 참가하고 있다. 그저 이력서에 한 줄 더 넣으려고만 하니 출품작이 성의가 들어갈 리 없다.
열정으로 채워졌던 활동이 암울한 길로 접어드는 것에 대해 더페이스샵 인사총무팀 남궁연건 채용담당자는 “학생들이 공모전이나 인턴십을 취업준비의 핵심으로 삼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인식을 악용하는 몇몇 기업들이 존재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두 활동이 잠재된 능력을 깨우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주된 기준이 되지 않는다”며 맹목적으로 뛰어드는 학생들을 우려했다.
새 정부는 3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그러나 실현 가능한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다. 이렇게 취업난이 거듭될수록 대학가는 ‘장미족’과 ‘공휴족’의 수가 급증할 것이다. 장미족과 공휴족은 장기화 된 취업난에서 생긴 신조어로 현재 대학생들의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장미족도 공휴족도 언젠가는 반짝반짝 빛날 미래의 자신을 생각하며 오늘도 힘쓰고 있다. 그 기로에 잘하면 약이 되고 자칫하면 늪이 되는 공모전과 인턴십이 있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공모전과 인턴십을 통해 물고기를 당장 얻으려는 마음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터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스펙이 많아도 할 게 없고 몸이 부셔져라 노력해도 압박감에 시달리는’ 그들이 다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 장미족 : 장미꽃이 아름다운 겉모습과 진한 향기 이면에 가시를 품고 있는 것처럼 ‘장미족’은 겉으로는 화려한 취업 스펙을 지녔지만 오랜 기간 동안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장기 미취업자를 뜻한다.
* 공휴족 : 쉬는 것을 두려워 아르바이트, 공모전, 봉사활동, 인턴십, 자격증 취득 등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이라면 휴일이나 방학에도 쉬지 않고 달려드는 대학생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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