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지친 그대에게
시험에 지친 그대에게
  • 최준영 (도서평론가)
  • 승인 2008.04.14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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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4락’이라던 말, 기억하시나요? 왜 있잖아요. 이따금 분위기 썰렁하게 하던 그 말. ‘수험생이 3시간 자면 합격, 4시간 자면 불합격 한다’던…. 돈 선거라는 오명을 썼던 과거 총선 때에도 비슷한 말이 쓰이곤 했었어요. ‘7억 쓰면 낙선 8억 쓰면 당선’이라는…. 철지난 얘기들이지만 아직도 그런 말장난의 추억을 되살리는 일들이 있어요. 이른바 시험기간이라는 악령들 때문이지요. 


요즘 대학생들은 마치 입시생시절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각종 시험에 시달린다고 하더군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학과 함께 다짜고짜 학점관리와 취업준비에 ‘올인’할 뿐 그 외의 것에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건 개인에게도 문제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거든요.


모름지기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며 시대와의 불화를 수용하면서 신선하고 선명한 시대담론을 생산하는 기지역할을 해야 하는 곳이니 말이에요. 좀 거창했나요? 아무튼 대학문화를 지나치게 한쪽으로만 몰아붙이는 것도 별반 달갑지는 않네요. ‘올인’까진 아니어도 학점과 취업준비에 신경 쓰지 않을 도리 없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인 거잖아요. 청년실업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취업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 현실에서 학점관리마저 소홀히 한다면 졸업 후 심대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거죠.


이번 편지의 키워드는 ‘몰입’이에요. 왜냐고 물을 필요조차 없을 듯해요. 중간고사 기간이잖아요. ‘4월은 잔인한 달’ 어쩌고저쩌고하던 싯귀를 읊는 건 4월초까지만 허용(?)되는 ‘철나간 낭만’일 뿐이에요. 달 중반을 넘어서는 온통 시험과 리포트 작성으로 봄날의 기나긴 밤을 목련, 벚꽃과 함께 지새워야 하니 말이에요.


‘몰입’은 ‘오륀쥐’와 함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만들어낸 최고의 유행어이기도 해요. 그러나 지금 영어몰입교육을 얘기하려는 건 아니에요. 인수위 활동시기와 비슷한 시점에 서점가를 강타했던 황농문 교수의 <몰입(Think Hard!)>(랜덤하우스코리아, 2007)을 얘기해 보려해요.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나오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는 기염을 토했어요. 이유가 뭘 것 같나요? 제가 보기엔 이것이에요. "Think hard, Not work hard" 일(혹은 공부)을 열심히 하기 이전에 생각을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지요. 시험을 앞둔 분, 시험에 지친 분들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에요.
 ‘나는 왜 집중력이 떨어지는 거지?’ ‘나름대론 열심히 일(혹은 공부)을 하는데 매번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은 거지?’ 평소 그런 의문을 품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몰입>의 일독을 ‘강추’하는 바에요. 잠재력을 일깨우는 ‘몰입 5단계’를 소개하는 건 일종의 팁이겠고요. 열심히 생각하기(Think Hard)를 실천하되 천천히 생각하기(Slow Thinking), 계속 생각하기(Keep Thinking), 깊은 생각하기(Deep Thinking)의 과정을 거쳐 생각하는 재미(Fun Thinking)를 느끼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


다시 ‘3당4락’을 언급해야겠어요. 3시간 생각하면 3점대 평점, 4시간 몰입하면 4점대 평점이 나올 거예요. <몰입> 덕분에 머리도 맑아지고 시험도 잘 봤다는 말이 나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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