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그대에게
최종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그대에게
  • 최준영 (도서평론가)
  • 승인 2008.05.06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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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그늘]

 

▲ 미우라 아츠시의 <하류사회>

 

 

 

 

 

 

 

 

 

 

 

 

열정과 삶의 좌표를 상실한 일본의 젊은이들은 취업전쟁에 나서는 대신 부모와 사회에 기생하는 프리터족, 니트족, 히키코모리 족으로 살아가길 원한다고 합니다. 미우라 아츠시의 <하류사회>(씨앗을뿌리는사람, 2006)의 내용이 충격적인 건 그것이 비단 일본 젊은이들의 일만은 아닐 듯해서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의 장기불황을 견딘 뒤 재도약을 꿈꾸는 일본인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내부에 있습니다. ‘하류의식’에 빠진 젊은이들입니다. 그들은 상승에 대한 의욕도, 상승하려는 의지도 갖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청년실업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취업전쟁이 현실의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기 그지없는 우리 사회도 어느 한 순간 ‘하류사회’로 전락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젊은이들의 열정과 의지, 숭고한 노동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하고 보전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와 구조를 튼실하게 갖추어야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요즘 캠퍼스는 연중 취업준비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졸업을 앞둔 4학년들은 일찌감치 취업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개중 더러는 최종 합격의 쾌감을 맛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실패의 쓴 잔을 받아들게 마련입니다. 요즘같은 시절에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란 시쳇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어찌한답니까? 숭고한 노동의 가치와 자아실현의 기회를 포기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묵묵하게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는 수밖엔….


탈락이라고 다 같은 탈락은 아닐 겁니다. 불합격이라고 다 같은 불합격일 수 없습니다. 애초 준비가 소홀해 서류심사나 필기시험에서 떨어진 사람도 있을 테고, 오랜 기간 착실하게 준비해서 서류·필기 다 통과한 뒤 최종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사람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탈락의 후유증 면에서 후자 쪽이 훨씬 더 큰 충격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취업 관문의 최종단계에서 탈락한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맞춤한 위로의 말은 무엇이 있을까요? 섣불리 접근할 수 없고, 그렇다고 위로를 포기할 수도 없으니 난감하기만 합니다. 이 칼럼의 본령이 ‘위로’에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말은 어떻습니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더 큰 성취를 위한 작은 진통. 상투적이란 것 저 역시 잘 압니다. 그래서 준비한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박미라의 <천만번 괜찮아>(한겨레출판, 2007)입니다. ‘나는 열등하고 부족한 존재’라는 절대적인 고독과 자기연민에 파묻혀 있는 그대에게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아.’를 외치는가 하면 불합격의 충격에 휩싸인 당신에게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설사 내 탓이라고 해도 괜찮아. 정말 괜찮아’를 외쳐주는 이 책의 미덕은 진실 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길어 올리도록 유도합니다. 요는 실패를 외면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바로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보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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