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뭔데?” 이 시대를 사는 골드 싱글들을 위하여
“결혼이 뭔데?” 이 시대를 사는 골드 싱글들을 위하여
  • 박연경 기자
  • 승인 2008.05.31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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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피쉬- 뮤지컬 <컴퍼니>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5/27~8/17
   올드미스, 골드 싱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중의 한 부류이다. 최근 고학력 고소득의 싱글족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결혼을 해 가정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느라 고통을 겪는 것보다 차라리 화려한 싱글을 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최근 우리 사회의 모습에 잘 어울리는 한 뮤지컬이 있다. 지난 27일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컴퍼니>이다. 이 작품은 기존의 드라마나 소설에서 다룬 ‘올드미스’가 아닌 ‘골드 싱글남’을 주인공으로 한 것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겠다. 1970년, 뮤지컬계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과 해럴드 프린스가 함께 만든 첫 작품이었던 뮤지컬 코미디 <컴퍼니>가 원작이다.
   서른다섯 살의 골드 싱글남인 로버트의 깜짝 생일파티를 시작으로 뮤지컬 코미디 <컴퍼니>의 막이 오른다. 로버트의 개성 만점 다섯 커플 친구들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로버트에게 어서 결혼하라 성화다. 로버트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다섯 커플의 결혼생활을 지켜본다. 늘 툭탁툭탁 싸우는 것 같아도 사이좋은 부부인 해리&사라 커플. 이혼 후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다시 함께 사는, 결혼했을 때보다 이혼 후 이렇게 함께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조금은 독특한 커플인 피터&수잔도 있다.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초조함으로 누구보다 정신없는 결혼식을 치룬 폴&에이미 커플 등 이들 모두 로버트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걱정해주는 친구들이다.
   로버트는 친구들의 결혼생활을 지켜보면서 결혼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데이빗의 말대로 ‘결혼을 함으로써 더 큰 자유를 가지지 못하고 서로에게 구속되어 있는’ 모습에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또 ‘서로를 지극히 생각하고 챙기며 사랑하는’ 커플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의 모습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뮤지컬 <컴퍼니> 속의 ‘결혼’ 이란 우리를 구속하고 속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사랑과 행복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로버트는 이렇게 묻는다. “결혼해서 내가 뭘 얻게 되는데?” 결혼을 통해 얻는 것은 참 많다. 나를 구속할 사람, 나를 괴롭힐 사람, 나의 침대를 빼앗을 사람, 나를 돌봐 줄 사람, 내가 전부인 사람, 나와 모든 걸 함께 할 사람, 나만 감싸줄 사람, 내가 흔들려도 나만 기다릴 사람. 로버트가 부르는 마지막 노래 속에 나오는 가사의 일부이다.
   흔한 해피엔딩 스토리와는 달리 뮤지컬 <컴퍼니>는 주인공 로버트가 또 다시 싱글남으로서의 생일을 맞이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마르타, 에이프릴, 캐시 등 로버트가 만나는 여자들이 세 명이나 있었음에도 연출자는 로버트를 굳이 결혼이라는 결말로 마무리 지으려 하지 않았다. 로버트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이었는가를 연출가가 미리 결론지어 제시하기보다는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이에 더해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상이 전부인 드라마 속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현실 속에서 있음직한 주인공의 모습을 잘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뮤지컬 <컴퍼니>는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기보다는 가볍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삶의 고뇌를 느끼기 보다는 웃음과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어느 연령대이든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연출가 이지나씨는 “이 작품은 결혼을 생각할 나이에 있는 분들이 많이 공감하실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본 20대,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이제 막 한 30대, 그리고 결혼 생활을 느낄 만큼 느낀 4,50대 이후의 중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결혼’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사고방식이 넘치는 요즘, 뮤지컬 <컴퍼니>를 통해 다시 한 번 결혼에 대한 깊은 생각과 더불어 재미도 함께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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