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여러분의 대동제엔 ‘진짜’ 즐거움이 있었나요?
[문화기획] 여러분의 대동제엔 ‘진짜’ 즐거움이 있었나요?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8.05.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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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학은 대동제가 아니라 그야말로 ‘축제’ 중이다. 그리고 그 축제를 향한 비판은 항상 똑같다. 유명 연예인, 수많은 주점, 상업적인 외부업체 하지만 이런 것들이 대동제 문화의 중심은 아니다. 그렇다면 진짜는 무엇일까. 퍼포먼스그룹 노리단의 신승미 사무총장에게 ‘대동제를 잘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갗에 대해 묻자 도리어 대동제의 원 의미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우리 대동제는 왜 하나요? 대동제의 즐거움이 우리를 변화시키나요? 지속가능한 즐거움인가요? 우리대학은 뭐가 다른가요? 우리만의 콘텐츠는?” 그리고는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대동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란다. 맞는 말이다, 근본 없는 대동제가 즐거움을 가져다주는지는 미지수다.

 

대동제가 무엇 인가요


대동제(大同際),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때’라는 의미를 가진 이 단어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대학축제를 말할 때 사용한다. 하지만 대동제의 참 의미를 따르는 대학은 많지 않다. 대동제는 크게 참여자와 불참여자로 나뉘어 ‘참여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행사가 되었다.  불참여자를 대동제로 이끌어야하지만 매번 비슷하게 돌아가는 대동제엔 그들을 붙잡을 매력적인 콘텐츠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대동제가 변화하지 않는 한 원의미는 계속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우리대학의 2008 대동제 ‘얼음, 땡’이 열렸다. 작년과 비슷한 행사들이 많지만, 이번 대동제에서는 행사에 의미를 부여해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한 예로 영근터에서 열린 ‘골든벨’에서는 광우병과 관련된 문제들이 출제되었으며, 대동제 기간 중 열렸던 강연회는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학우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 외에 동아리 열음과 운지, 동양화과의 전시회와 중앙게시판 앞에서 이루어진 박람회는 부대행사 중간에 학우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대동제 기간에 맞춰 같이 진행된 나눔축제 역시 의미 있었다. 참여 봉사를 한 이지은(사회학 4) 사회봉사단장은 “학우들과 나눔의 즐거움을 알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즐거웠다. 당일 나눔축제에 참여한 학우들의 가슴 속에 그 날의 감동이 남아, 지속적으로 기부문화의 주체자가 되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주하나(아동가족 4) 부총학생회장은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활기찬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작년보다 늘어난 주점의 수를 보고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물론 주점운영은 과의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화합의 계기가 주점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풀어졌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한 예로 사회학과에서 주최한 체육대회나 시각디자인과의 ‘클럽DD’은 새로운 시도로 좋은 평을 받았다. 학과별 체육대회, 특색있는 클럽 운영 등 이제 대동제는 ‘우리 모두 함께’의 의미를 넘어 그들의 ‘진짜’ 즐거움을 찾는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즐거움의 원천은 아이디어와 사람


지난달 23일 대동제의 마지막 밤 예술대학 L동 로비가 ‘아이디어’로 반짝였다. 시각디자인과 학생들이 준비한 ‘클럽DD’가 저녁 7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클럽을 운영하기 위해 학생들은 표를 만들어 팔고, 직접 포스터도 만들며 홍보도 진행했다. 처음에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 인원뿐이었지만 밤이 깊어지며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클럽을 찾았다.


시각디자인과 이누리(3) 학생회장은 “졸업 전에 대동제를 통해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축제 때 주최하는 우리들도 즐겁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즐거울 만한 행사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클럽DD’를 열게 되었다”고 말했다. 수많은 과 행사들 중 시각디자인과의 행사가 돋보이는 이유는 과 학우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새로운 대동제 행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당일 행사에는 우리대학의 학우들도 함께했지만 다른 대학에서 찾아온 학생들도 많았다. 


또한 이날 6시 30분 중앙무대에서 이루어진 ‘덕성 매력녀들의 끼대항전!’에는 덕성인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주하나 부총학생회장은 “작년엔 소음으로 민원이 들어오곤 했던 불꽃놀이를 주민들이 ‘왜 이번에는 하지 않느냐’며 먼저 챙겨주시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강연회를 듣기도 하고, 공연을 함께 즐기는 모습에서 자연스러운 주민 참여형 대동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끼 대항전!’의 경우 참가신청을 했던 학우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정도로 도중에 참가신청을 해 마구잡이로 올라오는 주민들의 모습은 행사를 혼란스러워 보이게 했다.

이에 내년부터는 올해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참여했던 ‘덕성 매력녀들의 끼대항전!’을 ‘덕성 끼 대항전!’으로 바꿔 주민들도 미리 신청을 받아 모두가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는 한마당을 해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아직 시작단계지만 2008년 대동제의 밤은 유명가수의 노래로 채워지는 한 시간보다, 각 대학구성원과 그 주위를 채우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 시간이 있어 소중했다.  그런 즐거움에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공간을 채우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빅뱅, 쥬얼리, 윤하, MC몽 외 다수 출연’ 생각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침 일찍부터 끝도 없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볼 수 있다하더라도 한번 가보고 싶다. 하지만 이 무시무시한 이름 덕에 어느 학교에선 사람이 깔리고, 어느 학교에선 대학축제비의 절반이 사라졌다. 게다가 꺼지지 않는 수많은 주점의 불빛과 밀려드는 외부업체에 학생들은 연신 우왕좌왕이었다. 이런 ‘반짝’ 즐거움을 남기는 축제의 기억은 잠시일 뿐이다. 축제가 아닌 대동제(大同際).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머리를 모아 ‘진짜’를 찾을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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