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언론, 다각적이고 전략적인 접근 자세 필요해
이 시대의 언론, 다각적이고 전략적인 접근 자세 필요해
  • 이봄애 기자
  • 승인 2009.01.08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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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기자가 언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언론은 공기(公器)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 종사하는 기자 한 명, 프로듀서 한 명이 언론인으로서 개인적, 사회적 양심을 저버리는 것은 비단 개인의 일을 넘어서는 것이다. 언론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왜곡되거나 숨겨짐이 없어야 하며 진정한 공기(公器)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 언론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며 이는 실생활의 억압과도 연관된다. 과거 우리나라 독재정권은 언론의 자유를 억압했다. 검열을 거친 뉴스와 신문은 국민들의 눈과 입을 가렸고, 국민들은 다루기 쉬운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모두 진실을 알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으며 이것은 언론이 자유로워야 하는 이유다. 약 30년 전에 일어났던 언론의 사전검열은 당시에도 지탄받아 마땅한 사건이었으며, 민주주의 정신의 부재 혹은 부족이라는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2008년 현재 우리사회는 외형적으로 완벽한 민주주의를 갖추었다. 정치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는 생활 곳곳에서 민주주의의 원칙에 의해 생각하고, 행동하며, 결정한다. 하지만 아직도 민주주의의 원칙의 영향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더욱이 그것이 가장 자유로워야 할 언론이라면. 요즘 상식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이들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 중 하나가 언론이다. 정부는 대놓고 언론을 탄압하며 지배하려 한다. 정부뿐만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집단들은 곧은 소리를 내는 언론을 억누르는데 급급하다. 도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명 ‘시사저널 사건’을 거치며 공기(公器)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시사주간지 <시사IN>의 변진경(25)기자를 만나보았다.

‘시사저널 사건’에 대해 알고 싶다
 ‘시사저널 사건’이 터졌을 당시 나는 이곳에 입사해 있지 않아 직접 겪진 않았지만 ‘시사저널’당시에 대학생 인턴을 했기 때문에 사건의 전말에 대해선 알고 있다. 상황진행을 후배인 동시에 독자의 입장으로 지켜본 나는 가장 먼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사저널 사건’은 사장이 기사를 무단으로 삭제하면서 시작되었고, 그것이 삼성관련 기사였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커졌다. 이것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많은 선배기자들이 정직 또는 해고라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회사와 사건에 대한 협상을 하면서도 책을 만드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선배들은 회사 측의 성의 없고 일관된 태도에 결국 6개월간의 시사저널 파업이 시작됐다. IMF당시 회사가 부도가 났을 때 기자들이 자비를 털어서 책을 냈을 정도로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크고, ‘올바른’ 주간지를 만들어 간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랐던 선배들은 굉장히 마음 아파했다. 회사 측의 ‘직장폐쇄’에 의해 거리에 내몰리고, 파업자금이 부족해 모금활동까지 하며 진행했던 파업은 결국 신매체 창간으로 이어졌다. 다시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집단으로 사표를 내던 날 닫힌 회사 문 앞에서 국화꽃을 던지며 눈물을 흘리는 선배기자들의 모습을 난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시사IN>이 창간된 것이다.

위 사태와 현재 정부의 언론탄압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하다.
 대학에서 언론 계통 공부를 하고, 대학 학보사 생활을 하면서 배웠던 ‘언론의 자유’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시사저널 사건’에 대한 예상치 못한 뜨거운 독자들의 응원에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건은 이것이 마지막 일 것이라 생각 했고 그러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사회가 발전하고 권력으로부터 독립이 된 후, 교묘하면서도 악랄한 자본으로부터의 언론탄압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다시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서 교묘하지도 악랄하지도 않은 노골적인 언론탄압을 바라보다 보니 <시사IN>이 투쟁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나라가 발전을 한 것 인가 하는 것 까지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그렇다면 언론인으로서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시사IN>의 독자들은 <시사IN>이 KBS나 MBC 관련 기사를 더 많이, 지속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나도 동의 하는 입장이다. 우리는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거기에 힘을 받아 다시 일어난 경우이기 때문에 항상 외부에 빚이 있다고 생각하고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는 잘 하고 있나’하는 두려움은 끊임없이 찾아온다. ‘시사저널’ 당시와 비교해 보면 미디어관련 기사는 크게 늘었다. 하지만 왜 좀 더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좀 더 큰 기사로 다루지 않는가에 대해 섭섭해 하는 독자들이 많이 있다. 나도 <시사IN>이 자주 미디어관련 기사를 쓰긴 했지만 크게 특집으로 싣는 경우가 부족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언론의 미디어비판은, 전문적인 미디어비평지가 아닐 경우 굉장히 많이 꺼려지는 부분이다. ‘한겨레’가 ‘조중동’ 비판은 비교적 직접적으로 하면서 ‘경향’에 대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예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또한 이와 관련된 기사를 매번 굉장히 크게 다뤄서 부각시키는, 일명 ‘양치기’는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현상에 대한 비판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닌 문화적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한다. 어떤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비판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아무리 사회가 망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동조를 해도 매번 ‘이러면 안 된다, 잘못 돼 가고 있다, 나라 망한다’식의 글만 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서 다각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즉, 길게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터넷의 발달로, 네티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언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산업적으로 보면 기존언론에겐 이들의 등장과 성장이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시사IN>도 그렇고 많은 언론매체 수익의 대부분은 광고에서 얻는다. 요즘은 그 수익이 많이 줄었다. 인터넷에 광고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을 산업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공익적 측면 즉 정보의 원천, 진실을 밝히는 도구로서 본다면 동반자이며 촉진제이자 선의의 경쟁자이다. 내가 기사를 쓰면 그것에 댓글을 달기도 하고, 내 기사를 자신의 블로그에 옮겨서 하나하나 분석하기도 한다. 나는 이들을 항상 의식하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들은 언론인들이 안주하지 않도록 자극을 주는 존재이며 동반 경쟁관계에 있다. 1인 미디어가 뜨면서 큰 언론사들이 이를 산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용가능한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친구에게 조언을 하는 입장으로, 블로거들이나 시민기자들이 마땅히 해야 하는 역할을 무엇이라고 얘기 할 수 있을까.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하면 가장 좋고, 효과가 있고, 그들이 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있다면 바로 미디어비평일 것이다. 그들도 미디어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들은 권력화 되어있지 않은 개별적인 존재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 깨끗한 비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사IN>도 그들이 비판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자극을 받고 더 발전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비판이란 그냥 헐뜯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조중동’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올라오지만 그런 무조건적 비판은 제대로 된 조언이라 볼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오히려 발전을 저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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