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점에 작년 여름을 비추던 촛불집회가 메이데이 다음날이었던 지난 2일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13명은 수감됐고, 71명은 구속 기소됐다. 경찰과의 대치에서 2,500명의 시민은 부상을 당했고, 1,600명이 체포됐다. 1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뭐가 바뀌었을까, 아니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다음 아고라 네티즌 10명은 다시 수사 중에 있다(이제 와서 ‘왜’라는 의문을 가져도, 대답해줄 사람이 없다). 행정안전부는 불법 시위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광우병 국민 대책회에 소속된 시민단체 6곳을 정부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켰으며,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단체들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 새로이 포함시켰다.
시민들을 분노케 했던 용산참사 역시 100일을 맞았다. 가장을 잃은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용산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여전히 시커멓게 불탄 남편의 시신이 안치된 순천향병원 영안실에 살고 있다.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중, 고등학생들은 영안실에서 등하교를 한다. 병원 밖에서는 경찰들이 영안실을 둘러싸고 출입자를 검사한다.
광우병도, 민영화도, 말도 안 되는 정치도, 그 잘난 교육제도도 1년 전 그날처럼 여전하다. 초고액 등록금 방조 덕분에 대학생들은 올해도 거리로 나선다. 시간이 그대로 멈춰있다. 아니, 자꾸만 뒤로 걸어들어 간다. 시간 참 잘 간다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아직도 ‘거꾸로’ 4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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