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한 자기문화의 재발견
책을 통한 자기문화의 재발견
  • 김종대(중앙대 민속학과) 교수
  • 승인 2009.07.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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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속학이란 학문은 사실 한국에서는 다른 학문에 비해 일천하고, 동시에 주목을 받지 못해왔던 학문이다. 최근에 와서야 국립민속박물관에 행해지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서 ‘이런 것이 민속이구나’ 하는 느낌 정도를 전달하는 수준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것은 자기 문화에 대한 천대의식(賤待意識)의 발로라고 생각할 만하다. 즉 서구문화에 경도되어 우리 문화의 특징을 살피는데 인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앙대학교 민속학과 학생들과 부모님들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민속학은 과연 무슨 학문일까?’ 하는 의문이다.

 민속학은 우리 민족의 생활과 관습, 그리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무형의 문화를 뜻한다. 이것은 글자로 기록되어지지 않은 무형의 문화, 즉 말과 행동 등으로 전해진 문화이다. 그렇기에 이 문화는 민중의 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상층부의 기록문화와 대립되는 의미를 지닌 문화이기 때문이다.

 민중이 향유해온 문화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매우 보수적이라는 말이다. 오히려 상층부의 문화는 중국문화나 서구문화 등 외래문화에 쉽게 경도되거나 수용능력이 뛰어나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의 문화는 바로 민중들의 사고와 행동과 삶이 어우러진 민속 문화에 응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민속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다양한 책들이 발간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최근에 와서 인문학적 교양도서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도 이러한 민중들의 문화를 동물을 통해 살펴보고자 하였는데, <우리문화의 상징세계(다른세상, 2001)>가 그것이다. 즉 민속 문화를 토대로 동물들에게 어떤 상징을 부여하고 그 동물을 둘러싼 다양한 관심들은 어떻게 표현되었는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예를 들어 까마귀는 매우 불길한 새로 여겼다. 까마귀가 울면 초상이 난다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으로 믿어왔다. 하지만 까마귀는 태양을 상징하는 새였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태양의 가운데에 삼족오(三足烏)를 그려 넣었는데, 삼족오는 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를 말한다. 신라의 <연오랑 세오녀>에서도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건너가자, 신라는 암흑으로 변했다고 하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진다. 삼국시대에는 까마귀가 태양을 상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징이 점차 조선시대로 들어와서는 죽음의 새로 전락한다. 오방색(五方色) 중에서 흑색은 북방, 그리고 어둠, 늙음과 죽음을 상징하는 색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까마귀는 효성이 지극한 새라고 하여 반포조(反哺鳥)로 불러왔는데, 시조에서 많이 표현되고 있다.

 이처럼 한 동물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데, 바로 우리 민족성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즉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 문화를 바라보는데도 하나만 옳다고 주장하거나 치우치지 않고 두루 다양한 사고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까마귀에만 해당되지 않고 거의 대부분의 동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하는 개인주의, 혹은 획일주의가 만연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적이지 않다. 서구의 개인주의 영향에 의해서 우리 민족의 성향도 변질되어 있음을 잘 드러낸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문화, 우리의 생각들을 담고 있던 책을 읽기를 권장한다. 비단 본인이 쓴 <우리문화의 상징세계>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를 명쾌히 드러내고 있는 민속 문화를 주제로 삼은 책을 읽음으로서 척박해진 지금의 세상을 서로를 이해하고 아우르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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