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돌려 우리 대학의 현실을 보자. 우리 대학의 구성원들은 학교의 발전을 위해 서로 이해하고 한 마음으로 우리의 목표인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 단합하고 있는가? 오랜 학내 민주화의 과정에서 구성원들 간의 갈등은 매우 컸었고, 지금은 그 앙금이 사라진 듯하지만 수면 아래로 감추어져 있을 뿐이고 언제 어떠한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지 모른다. 그리고 학내 민주화 이후 세 차례의 총장 선출 과정을 통하여 또 다른 갈등이 만들어졌다. 교수, 직원, 학생과 동문들은 각자의 총장 선출의 지분을 늘이기 위해서 목소리를 높였으며, 타 구성원들의 담합을 저지하기 위하여 타 구성원의 선거 방식까지 간섭하기도 하였고, 하지만 각자가 소속된 구성원들끼리는 담합하려 하는 모순된 행동을 취하기도 하였다. 어떤 총장후보가 우리 학교의 발전을 이끌어 낼 최적의 인물인지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내팽개쳐졌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화 세력이라고 하는 구성원들 내에서 조차 갈등과 분열이 생겼었다. 총장 선출에 관련된 제도는 여전히 모든 구성원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기에 차기 총장 선출 시기가 도래하면 지난 번 총장 선출 때와 다른 건전한 선거 문화가 정착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학내 민주화 과정에서 생긴 갈등보다 그 이후 총장 선출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현 시점에서 우리 대학의 발전에 더 큰 저해 요소라고 본다. 총장 선출과정에서 생긴 이 갈등은 신상전 총장 체제를 거치고 두 번의 지은희 총장 체제에 이르기까지 우리 구성원들은 자기가 지지하지 않았던 총장의 정책에 대해서는 냉소적이고 비협조적인 분위기를 만들게 되었다. 자기가 지지한 후보가 항상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 대학을 떠날 때까지 각자가 원하는 후보가 총장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총장을 지지하였던 하지 않았던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하여 모든 구성원은 서로 이해하고 단합된 마음으로 때로는 협조하고 때로는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를 이끌어 가고 있는 행정동은 구성원들의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발전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어떠한 발전비전을 제시하는 가는 발전비전 달성 여부의 승패가 달려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 발전비전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여 한 마음이 될 수 있게 하느냐도 현재 우리 대학에 남아 있는 갈등 구조를 보면 발전비전 달성 여부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자명하다.
예전에 사석에서 신상전 당시 총장께서 내게 우리 대학에 와서 느낀 점을 얘기해 달라고 하실 때 이런 얘기를 드린 적이 있다. “우리 대학은 다른 대학과 다르게 교수님들이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고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수들과 직원들 사이도 타 대학과는 다른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내어 단합할 수 있다면 어떤 정책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우리 대학의 발전에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처럼 경쟁적으로 앞서 나가려고 하는 대학들 속에, 우리 대학은 그 대열에서 낙오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하나가 될 때이다. 그 시기가 왔으며, 이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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