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짐은 당신의 것
당신의 짐은 당신의 것
  • 이민정 기자
  • 승인 2010.05.2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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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저희 관할이 아니라서 다른 부서에 물어보셔야 할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저희 관할이 아니라서요.” 취재를 하다보면 자주 듣는 말들이다.

정기자 딱지를 달게 된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어느 기사를 쓰려면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를 모른다는 게 더욱 이상할 시기임에도, 아직까지 취재처에 전화했을 때 돌아오는 대답에는 별 다른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다. 항상 ‘자신의 소관이 아니니 다른 곳에 문의하시라’는 똑같은 문장들은 이제 실소마저 자아낼 정도로 진부하기 짝이 없다. 가끔은 “좀 더 창의적인 답변은 없나요?”라는 물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오기까지 하니 이 어찌 진부하지 않다 할 수 있을까.

일명 ‘전화 돌리기’ 라고 불리는 이 재미있는 현상은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사람이 있다며 한 문의처에서 다른 문의처로 전화를 돌리는 것으로, 특히 취재내용이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일수록 더욱 잦은 빈도수를 보인다.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일단 전화가 그렇게 한번 넘어가고 나면, 그 일을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를 찾기란 더욱 힘들다. 담당자를 찾아 통화 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불행히도 그런 경험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이는 자유게시판에 올려진 학우들의 불만 섞인 글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제기할 문제가 있어 학교당국에 전화를 했는데도 담당자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오니 그 갈 곳 없는 답답함이 자유게시판에서 터지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학우들의 의사가 학내 정책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다는 것이 쉬울 리가 있나. 나부터도 어떨 때는 끝내 돌려진 전화 탓에 마감 날 취재를 간 일이 수두룩하니 더 말하긴 입만 아프다.

물론 모든 취재처가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취재를 요청했을 때 흔쾌히 허락해 주는 취재처가, 거리낌 없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상세히 알려주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안을 다뤄야 할 때 이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한다면 이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 아닌가?

어떤 일이라도 항상 담당자들이 배정되어 있기에 진행되는 것이고 마무리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명한 진리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전화는 돌려진다. 하나의 일을 여러 사람이 돌려가며 하는 것도 아닐 텐데 왜 항상 전화는 돌려지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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