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당당하게!
어디서나 당당하게!
  • 박연경(화학 3) 학우
  • 승인 2010.08.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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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찍은 사진을 찢어버리고 휴대폰에서 그 사람의 번호를 지운 뒤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이 든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이별 후 모습이다. 몇 개월을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져도 마음이 아픈데, 그동안 나는 그와 장장 2년 6개월을 함께 했다. 내 분신처럼 함께했던 덕성여대 신문사와 ‘퇴임’이라는 이유로 이별을 맞았다. 만감이 교차하는 이별이다. 시원하면서도 섭섭하고, 뿌듯하면서도 아쉽다. 오래된 연인과 이별하는 느낌이 이러할까?
  이제는 아침 일찍 나가 신문을 배포하지 않아도 되고 2주에 한 번씩 밤샘 마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민감하고 어려운 취재를 하기 위해 취재원과 입씨름을 하지 않아도 되고 학생기자라고 무시당하지 않아도 된다. 속이 뻥 뚫려 시원해야하건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으로 간사해서, 힘들 때마다 퇴임을 손꼽아 기다려 놓고도 이렇게 아쉽기만 하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부족한 선배를 따라오느라 고생한 후배들에게 미안함과 못난 후배 덕에 여러 가지로 마음써준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에 콧등이 시큰하다.
  오랜만에 <덕성여대신문> 홈페이지를 열어 ‘박연경’을 검색해 보았다. 그동안 내가 쓴 기사들을 보니, ‘덕성여대 신문사 박연경 기자’로서 지냈던 2년 6개월이 파노라마처럼 흘렀다. 무엇이든 낯설고 어렵기만 했던 수습시절, 겁도 없이 덤벼들고 보았던 정기자시절, 그리고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편집장시절까지. 덕성여대 신문사 기자였기에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았지만, 얻는 것이 더욱 많았다. 때문에 끝까지 기자로서의 임무를 다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다른 선배들이 그러했듯, 덕성여대 신문사 출신의 선배이자 독자로서 새로운 마음으로 <덕성여대신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 내가 그러했듯, 신문사에 남겨진 후배들은 새로운 마음으로 신문사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꼭 1년 전, 신임 편집장의 변을 쓸 때의 내 모습처럼 열정과 당찬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학생기자의 생명은 ‘당당함’이다.” 지난 2년 6개월간 내가 꿋꿋하게 임기를 마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당당함’이었다. 어려운 취재를 맡아 막막하기만 했을 때에도, 취재원으로부터 온갖 무시와 구박을 받았을 때에도 나는 기자였기에 당당히 취재할 수 있었고, 쓴소리도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었다. 무턱대고 당당한 ‘오만함’이 아니다. 스스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다면, 언제든 당당할 수 있다.
  우리대학은 창학 9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그에 발맞춰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이 바로 신문사 기자다. 다양한 취재를 하다보면 취재원과의 갈등, 그리고 학생기자라는 이유로 무시와 협박 아닌 협박으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항상 최선을 다하며 ‘당당한 덕성여대신문사 기자’이기를 바란다. 인기 걸그룹도 그렇게 노래하지 않았던가, ‘어디서나 당당하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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