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덕성인이 되길 소망한다
내 딸이 덕성인이 되길 소망한다
  • 김은희(사회과학과 94)
  • 승인 2010.10.0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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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덕성은 친정과 같은 존재다. 기쁜 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찾아오는 곳,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찾게 되는 곳, 우리 딸이 좀 더 자라면 맘껏 뛰어놀게 하고 싶은 곳도 덕성이다. 물론 내가 늦은 졸업으로 학교생활을 오래해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나의 삶에서 덕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나 크다.
지난 10월 5일 딸이 첫 생일을 맞이했다. 돌잔치 장소를 고민하다가 딸에게 의미있는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덕성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딸이 29학번의 덕성인으로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에서였다.
   내가 덕성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나는 20대를 덕성에서 깡그리 보냈다. 덕성을 지극히 사랑하면서 보낸 10년의 세월, 특히 2001년의 삶은 내 인생에 아주 소중하게 자리잡고 있고, 그때의 경험은 내가 자신감있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나는 덕성에서 쫓겨났다가 2001년 다시 복귀한 박원국 전이사장을 퇴진시키고 덕성을 대학다운 대학, 민주대학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그 해 싸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그렇게 하여 덕성인 모두가 승리 할 수 있었다. 2001년 구재단, 비리재단과의 싸움은 나의 인생에서 첫 승리를 맞본 싸움이었다. 싸움의 현장에서 바라본 덕성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푸르른 나무로 가득 찬 덕성교정의 싱싱함이 덕성인의 열정과 패기를 상징하고 있었다. ‘덕성이 아름답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꼈던 그때의 감정을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해를 겪은 덕성인들이 어느 곳에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몰라도 2001년의 투쟁과 승리를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덕성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것이 덕성인으로 살아가는 힘이 되고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덕성의 정신이다. 때로는 ‘극성’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당차게 나서는 자주정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떨쳐나서는 투쟁정신’이다.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나는 나의 삶을 대학이전의 삶과 대학이후의 삶으로 구분한다. 내가 덕성에 들어와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게 되고 세상의 부조리를 알게 되면서 대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배웠고 실천했다. 이렇게 덕성은 나를 성장시켰다.
   지금 후배들이 덕성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어 기특하고 대견하다. 후배들이 덕성을 구재단 복귀로부터 막아내고 민주대학으로 당당히 지켜나가리라 생각한다. 학생들의 교육환경, 교수들의 연구환경, 직원들의 근무환경 모든 것이 파괴될 것이다. 덕성은 또다시 동토의 왕국으로 변하게 되고 구재단의 횡포에 신음할 위험에 놓여있다. 구재단은 지금정권과 아주 유사하게 닮았으니 구재단을 경험하지 못한 후배들은 지금의 정권행태를 유심히 더듬어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우리 딸이 덕성인이 되길 바라며 덕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선배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민주대학으로, 사회를 이끌고 나갈 여성인재를 양성하는 당당한 여대로, 동문들이 자신의 딸을 가장 보내고 싶은 1등 대학으로 되길 소망하며 오늘도 나의 길을 똑바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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