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같은 사건 속 사이버 내전
전쟁같은 사건 속 사이버 내전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1.01.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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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남녀노소 누구랄것 없이 전쟁같은 삶을 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떠 지하철에 몸을 밀어넣고 학교, 일터에 가는 과정도 전쟁같고 어머니 젖을 빨던 어린 아이때부터 지금까지 먹고 사는 일조차도 전쟁같다. 현대인들은 사랑마저도 전쟁같이 치열하게 한다. 오죽하면 흘러간 유행가 중에는 <전쟁같은 사랑>이라는 곡도 있겠는가. 정해진 시간 안에 과제를 제출하고, 남들보다 더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빽빽하게 짜여진 일정을 다 소화한 후 잠자리에 들 때면 누구나 이렇게 하루를 회상하게 될 것이다. “휴, 오늘도 정말 전쟁같은 하루였어.”
  그런데 얼마 전 정말 전쟁같은 하루가 발생했다. 북한에 의해 연평도가 공격당하고 중·고등학교 시절 역사 교과서에서나 봤던 피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 일로 인해 무고한 국민과 꽃다운 젊음들이 스러져갔다. 도민들이 살던 동네는 무너지고, 사람들은 짐을 챙길 새도 없이 두려움의 섬이 되어버린 연평도를 빠져나왔다. 갑작스러운 난리통에 도민들은 한순간 피난민이 되었고, 속수무책인 정부의 대응 탓에 아직도 도민들은 찜질방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살고 있는 중이다.
  이 사건으로 ‘진돗개 하나’가 발령돼 사람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진돗개 하나란 무장공비침투 등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국군의 방어 준비 태세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진돗개 하나는 ‘국군’에게 한정해 방어 준비 태세를 요하는 것이지만 흡사 전쟁과 같은 상황을 목격한 국민들은 술렁거릴 수밖에. 사실 우리는 항상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 데프콘 4단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데프콘 4단계는 전쟁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태임을 말한다고 한다. 1953년부터 전쟁 가능성과 함께 살고 있는데 이런 시끄러움 속에 예비군 징집발령 허위 유포에, 인터넷상에는 ‘여자가 군을 알겠냐’는 성별 논란까지 일었다. 인터넷 상에 무자비한 성별 논란에 허위 사실 유포라니. 심지어 네티즌들은 이념논쟁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전쟁이 상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삶에 논쟁이 이런 식으로 흘러 때늦은 색깔론에, 성별 논란이 확산될 경우 얻게 되는 것은 사회적 동요와 불안심리밖에 더 있겠나. 공동체를 위협하는 내부의 빈틈을 방치하는 것은 파멸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전쟁같은 한국살이에 전쟁같은 인터넷 속 담론을 지켜보고 있으니 전쟁도 무섭거니와, 사이버 내전도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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